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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위성기술 바가지 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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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이 100㎏급 소형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데 필요한 기술(우주발사체)을 러시아로부터 사들이면서 ‘바가지’를 썼다는 주장이 1일 제기됐다.

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한나라당 이계경(국회 정무위)·김석준(과학기술정보통신위) 의원에게 각각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항우연은 지난달 러시아로부터 액체 연료를 사용해 소형위성을 정확한 궤도로 올려놓는 발사체 기술(KSLV-I)을 이전받는 데 오는 2007년까지 모두 2억1000만달러를 현금으로 제공키로 했다.

항우연은 이같은 내용의 가계약을 이미 러시아측과 맺었으며,양측 대표는 이달중 최종 계약서에 서명한다.노무현 대통령이 9월중 러시아를 방문해 양국간 우주기술협력협정(IGA)을 체결하면 이 기술 개발업무는 본격적으로 착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이계경 의원은 “지난 2001년 대형 위성 발사에 성공한 인도가 발사체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도입하는데는 1억 달러 안팎밖에 들지 않았다”며 “소형위성 발사 기술이 더 싼데도 정부는 인도보다 2배 이상의 대가를 지불하기로 한만큼 큰 바가지를 쓴 셈”이라고 주장했다.

과기부는 오는 2005년까지 3594억원을 들여 발사체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이중 1억달러를 기술이전료로 잡았다.

그러나 2001년부터 시작된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기술 이전료를 예상치보다 두배가량 많이 지불하는 계약을 하는 바람에 과기부는 사업 기간을 2007년까지 2년 연장했다.또 국제협력비 1200억원,기간 연장에 따른 경비 304억원 등 모두 1504억원을 예산에 추가 반영키로 했다.그래서 총 사업비는 509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과기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도 기술이전료를 1억달러쯤으로 생각하고 협상에 임했다”면서 “러시아가 처음에 10억 달러를 요구해 그걸 깍는데 애를 먹었다”고 해명했다.그는 또 “인도가 가져간 기술은 우리와 세부적으론 다른 것”이라며 “인도는 러시아와 10년째 우주 기술과 관련해 협력을 했던만큼 이제 러시아와 처음으로 손을 잡는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정부가 대(對)러시아 차관을 상당액 탕감해준 사실 등을 활용했다면 이전료에 대한 협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전료 협상 과정에서 과기부·외교부 등이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차관문제 등을 지렛대로 이용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 국방부는 러시아제 무기를 도입하면서 절반은 현금으로,절반은 대 러시아 차관으로 상계하는 방식을 취했다.

고정애.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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