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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제·사회 비교]70년대 분수령 경제력 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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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남북한 50년. 한반도의 남과 북으로 갈린 대한민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지난 반세기는 민주주의.시장경제와 사회주의.공산국가 체제간 대립과 경쟁의 세월이었다.

건국 당시만 해도 땅 크기는 물론 전력과 각종 부존자원, 사회적 기반시설 면에서 북한이 남한보다 사정이 나았다.

특히 북한은 철.니켈.석회석.금.무연탄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반면 남한은 겨우 납석과 고령토만 여유가 있을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전력사정도 지난 65년까지 발전량은 북한이 1백32억Kwh로 남한 (33억Kwh) 의 4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남북한이 본격적으로 경제 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우리 정부는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착수, 61년 경제기획원을 설립한 데 이어 이듬해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산업화에 박차를 가했다.

수출입국의 기치 아래 추진된 남한의 자유시장경제는 60년대 연평균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눈부신 발전을 기록하면서 북한과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혔고, 70년대를 분수령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남한은 70년대에 접어들면서 통일벼를 통한 녹색혁명에 성공해 식량문제를 우선 해결한 데 이어 경부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하루가 다르게 산업발전을 거듭했다.

북한도 62년 노동당 제4기 5차회의에서 인민경제발전계획을 마련하고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으나 군사.중화학공업에 역점을 둔 나머지 소비재생산은 외면당한 채 궁핍한 생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북한은 90년부터 실질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급격한 추락의 길을 걷게 됐다.

더구나 94년에는 사상최대의 집중호우로 피해액이 17억달러 (북한 외무부 발표)에 이르러 최악의 민생고에 빠졌고, 97년 신년사에서 '먹는 문제 해결과 인민생활의 향상' 을 중점과제로 선정해야 했다.

양측간 수준을 비교해 보면 자동차 생산량은 65년 북한이 남한을 앞섰으나 97년 현재는 남한이 4백14만3천대로 북한 (3만3천대) 을 1백25배 이상 웃돌고 있다.

생활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여 남한은 선진국에 버금가는 윤택한 생활을 구가하는 반면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으로 고전하고 있다.

97년 현재 남한 총인구는 북한의 1.9배. 53년 북한의 1.2배 수준이던 남한의 1인당 국민총생산 (GNP) 이 97년 현재 12.8배에 이르고 남한의 발전량도 북한의 11.6배에 달하고 있다.

5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양 체제의 우열이 확인된 셈이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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