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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커버스토리] 이번 휴가 땐 살 살 빼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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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하면 근육량 감소는 물론 피부 트러블·피로감·어지럼증·생리불순·불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사전에 건강검진을 받는 게 좋다.


단식원도 거의 반강제로 굶기기 일색이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아직도 입소하면 바로 생수만 마시게 하는 생수단식이 주(主)지만 벌꿀단식·효소단식·과즙단식·표고(버섯)단식 등 종류도 다양해졌다. 찜질·사우나 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하루에 두 끼(현미밥·된장국)를 먹고 수영·산책·에어로빅·헬스 등 운동을 주로 시키는 단식원도 등장했다.

끼니 거르려면 몸이 적응할 시간 줘야

단식원에서 건강을 잃은 사례는 찾기 힘들다. 건강상 피해가 금방 드러나지 않거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힘들어서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단식원 관련 민원은 지난해 8건, 올해 4건이었다. ‘중도 포기에 따른 비용 반환’과 관련된 불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의학적 검사와 처치가 불가능한 단식원에서 불의의 증상·합병증을 얻을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원광대 한방재활의학과 권영달 교수는 “병원에선 단식 전에 여러 검사를 해 단식해선 절대 안 되는 사람을 걸러 낸다”며 “임상 경험상 단식 희망자 10명 중 2명은 단식 부적합자”라고 강조했다.

또 단식원에선 미음을 먹거나 식사량을 줄이는 등 준비기간 없이 바로 단식에 들어가는 것도 문제다. 준비는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 이윤정 단식원장은 “단식원은 아직 (동업자)협회가 없어 실태 파악이 힘들고,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프로그램도 제각각”이라며 “단식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단식 중 물 충분히 … 산책·요가로 근육 지키자

단식하면 체중 감량은 당연지사다. 부산 서구 송도단식원 허상애 원장은 “10일간 생수단식(15만원)을 하면 보통 체중이 6∼7㎏ 빠진다”고 말했다. 단식 후의 일시적인 체중 감소는 주로 근육(단백질·수분)이 빠진 것이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단식하면 우리 몸은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받기 위해 근육 내 단백질을 분해한다(근육량 감소)”며 “근육량과 기초대사량의 저하는 ‘요요 현상’(다이어트 뒤 본래 체중으로 복귀)을 부르는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기초대사량이 줄면 우리 몸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경제위기가 오면 지출을 줄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동일한 열량을 섭취해도 전보다 살이 더 잘 찐다.

단식 도중이나 후에 산책·요가 등 운동(하루에 30분 이상, 주 3∼4회)을 강조하는 것은 근육량·기초대사량의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단식 후 정상 식사 전까지 미음·죽 조금씩

여름 휴가·방학을 단식원에 반납하면서 힘들게 뺀 체중이 원위치하지 않도록 하려면 퇴소 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회복기(단식 후 정상 식사를 하기 전까지, 단식 기간의 두 배)에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가 단식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회복기엔 죽·미음 등 위장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먹되 염분·지방·자극성 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회복기에 과식은 금물. 이때 식탐이 과하면 소화가 잘 안 되고 명치 아래가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낀다. 물은 충분히 마셔야 한다. 수분 섭취까지 부족하면 탈수로 인한 전해질 부족으로 부정맥 등 심장에 이상이 생겨 생명까지 위태로워진다. 젊은 여성은 생리가 불규칙해질 수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도 절대 단식하면 안 된다”며 “저혈당에 빠져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만성질환자, 노인, 임신 중이거나 모유를 먹이는 여성의 단식은 득보다 실이 많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재경 교수는 “단식 도중 어지럼증·심계항진(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이 생기면 단식을 멈추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글=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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