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BS드라마 '거짓말' 팬클럽 출범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거짓말처럼 왔던, 그러나 거짓이 아니었던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못 잊는 사람들. 종영 한달이 지난 KBS드라마 '거짓말' 의 동호회가 생긴다.

3월말부터 PC통신 천리안 KBS 드라마네트 (go kdrama)에 모여 '거짓말' 에 웃고 울던 시청자들이 정식 동호회 발족을 위해 11일 첫 공식모임을 갖기로 했다.

50여 회원들과 표민수PD, 작가 노희경씨 등이 참석할 예정.

'거짓말' 에 모이는 관심은 이 드라마를 '컬트' 로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TV드라마가, 그것도 평균 시청률이 10%대에 불과했던 - 뒤늦은 각광으로 종영 무렵 최고 시청률 18%를 간신히 기록한 - 드라마가 종영 후에도 이러한 열성팬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사실이다.

그것도 컬트 하면 떠오르는 'X파일' '트윈 픽스' 류가 아닌 남녀의 삼각관계.불륜 등 흔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말이다.

회원들은 대개 30대 중후반 여성들. 남성회원은 모임을 주도한 이호인 (41) 씨를 포함해 3명뿐이다.

이씨는 "회원들은 단순히 주인공 성우와 준희의 사랑뿐 아니라 그들이 사랑을 나눠가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

드라마를 계기로 만났지만 결국은 그런 화두를 자신의 인생에 대입시켜 생각해보려는 이들의 모임이다" 고 말했다.

이들은 드라마 대본과 방영기간 동안 게시판에 올라왔던 회원들의 감상문을 각각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작가 노씨가 저작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출판사와 협의가 되는 대로 발간될 것 같다. KBS측에 재방영도 건의할 예정. "공부하는 마음으로 썼다.

팬들이 순간적 감흥을 증폭하는 게 아닌가 싶어 차기작을 쓰는데 무척 조심스럽다" 는 작가의 말. '거짓말' 은 방송작가와 연출자가 진정한 '작가' 로, 드라마가 '작품' 으로 인정받는데 중요한 것은 시청률이 아니라 시청자라는 진실을 보여준 드라마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