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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블루스 '더위사냥'…핑클,박정현등 인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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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어느새부턴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10대 위주의 가요문화' .노래들도 이들의 취향대로 댄스와 발라드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은 가요에서 아예 눈을 돌리게 돼 궁극적으로 가요계 전반이 붕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고 가요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최근 댄스.발라드의 대안으로 조심스레 떠오르고 있는 장르는 리듬 앤 블루스 (R&B) . R&B는 40년대 블루스에서 파생된 장르로 흑인음악의 가장 밑바닥을 흐르는 조류를 가리킨다.

50년대 레이 찰스등이 이 계통 음악의 일인자. 90년대 들어서는 듣기 쉽고 감미로운 팝적인 색채를 짙게 띠고 있다.

현재 미국의 베이비 페이스.퍼프 대디 등이 주도하는 이 음악은 전세계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랜디와 모니카의 '더 보이 이즈 마인' 역시 R&B음악. 가요계에서도 그동안 솔리드와 업타운 등이 이 계열의 음악으로 사랑을 받긴 했지만 가요계의 전체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신인가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바람을 예고한다.

특히 '여름 = 댄스음악' 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는 점은 신선하다.

현재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R&B풍의 가요는 4인조 여성그룹 핑클의 '블루 레인' .성악을 전공한 옥주현을 비롯, 모두 뛰어난 노래 솜씨를 자랑한다.

비슷한 포맷인 S.E.S와의 차별을 이루는데도 성공을 거뒀다. '요즘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 라는 박정현도 이 계열의 '나의 하루' 라는 노래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자그마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가창력과 타고난 음악적 감각으로 성인층에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

신인 남자가수 이성민도 R&B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재능의 소유자. 특히 베이비 페이스등과 함께 작업하는 세션맨들을 데리고 미국서 만든 '사랑해, 마지막 그날까지' 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전형적인 팝스타일의 리듬 앤 블루스곡. 이외에도 여자 가수 이아미와 데뷔 준비중인 남자 3인조 딥 등이 가요계의 R&B 바람을 계속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제 가요계도 R&B 뿐 아니라 록이나 포크, 심지어 트로트까지 골고루 사랑받아야 일본음악 개방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이 살아난다는 것을 서서히 깨우치고 있는 것같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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