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도권 광역급행 철도 시대 오나<상> 마스터플랜 살펴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수도권 교통난 해결을 위해 지하 40~50m에 광역급행철도(일명 대심도·大深度)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지하철보다 세 배 이상 빠른 꿈의 교통수단이다. 서울 강남∼일산을 22분 만에 오갈 수 있다. 경기도는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 의정부~군포 금정, 청량리~인천 송도 등 3개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타당성을 조사 중이다. 국내 최초로 건설되는 대심도 추진 상황과 외국의 대심도 운행 실태를 2회에 걸쳐 짚어 본다.


경기도가 추진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는 2016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11년 1월 착공하겠다는 계획이다. 3개 노선(총길이 145.5㎞, KTX·안산선 활용구간 제외)에 건설비는 13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사업비는 민자 60%와 신도시개발부담금과 역세권 개발이익금 20%, 국비와 지방비 20%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미 국내 유명 건설사 10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17일 경기도와 대한교통학회가 마련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사업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열차 한 편은 전동차 6량에 정원 92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열차 이름은 GTX(Great Train Express)로 명명했다. 최대 장점이 속도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GTX의 표정 속도(역 정차 시간을 포함한 평균 속도)는 시속 120㎞, 최고 속도는 시속 200㎞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지하철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지하철은 프랑스 파리의 광역급행전철(RER)이다. 표정 속도가 시속 60㎞다.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은 50㎞, 국내 지하철은 32㎞다.

GTX가 운행되면 동탄에서 서울까지 66분이 걸리던 게 18분으로, 서울 강남에서 일산까지는 83분에서 22분으로 줄일 수 있다고 경기도는 보고 있다.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만 18만 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금은 20㎞ 미만 2000원, 20∼40㎞ 3000원, 40㎞ 이상 4000원으로 예상했다. 서울산업대 김시곤(철도경영정책학과) 교수는 “빠르고 편안하고 갈아타기 쉬운 교통수단인 GTX는 승용차 이용객을 대거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하 터널을 뚫어 노선을 만들기 때문에 일반 도로나 지상 철로를 건설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고 주장한다. 도심 철도나 도로 신설이 지지부진한 것은 급격히 상승한 토지보상비가 주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GTX는 지하 40~50m의 공간을 활용해 토지보상비를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창용(지하구조물연구실장) 박사는 “우리나라 지하 터널 굴착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GTX는 터널 가운데 2개 철로가 있고 양편으로 승강장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서울·인천·경기도를 다 합쳐야 중국 베이징(北京) 면적의 70% 정도”라며 “대심도를 빨리 구축해야 우리 수도권이 베이징이나 상하이(上海), 도쿄 등과 경쟁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홍순만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은 “타당성 검토 결과가 나오면 (대심도 건설을 추진할지) 판단할 것”이라며 “전체적인 수요와 다른 노선과의 중복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