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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자전거 타고 오면 가격 깎아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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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전에서 건축업을 하는 윤성훈(48·서구 탄방동)씨는 요즘 한 달에 드는 기름값과 외식비 등 생활비를 7만원가량 줄였다. 윤씨의 가족들은 음식점과 이·미용실에 갈 땐 자전거를 타고, 업소 출입문에 붙어 있는 ‘자전거 이용 고객 요금 할인 업소’라는 스티커를 확인한다. 윤씨는 “요금 할인 업소에 가면 4000원짜리 칼국수를 10% 할인한 3600원에 먹을 수 있다“며 “자전거 덕택에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꽃집에 시민들이 공용자전거 ‘타슈’를 타고 와 꽃을 사고 있다. 이 꽃집은 2월 대전시와 ‘자전거 이용 고객 요금 할인제’ 협약을 맺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손님에게 꽃값 10%를 깎아 주고 있다. 출입문에 ‘할인업소’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이 ‘친환경 자전거 도시’에 도전하고 있다. ‘자전거 천국’으로 불리는 덴마크의 코펜하겐, 프랑스의 파리와 맞먹는 자전거 도시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올 2월 음식점 482개소를 비롯해 ▶이·미용업소 68개소 ▶꽃집 69개소 ▶안경점 49개소 ▶의류 198개소 등 866개 업소와 ‘자전거 이용 고객 요금할인제’ 협약을 맺었다. 손님이 자전거를 타고 오면 요금의 5∼10%를 깎아준다. 자전거 손님 여부는 업소 주인이 직접 확인한다.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등 경기를 관람할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가면 입장료의 10%를 덜 낸다. 경기장 안 자전거 주차대에서 관리인으로부터 증명서를 받으면 된다.

모든 시민은 자전거 보험혜택을 누린다. 대전시는 지난달 말 148만2000명의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LIG 손해보험㈜에 ‘자전거 보험’을 들었다. 1년간 총보험료는 5억6495만원. 자전거를 타다 사망하면 최고 3300만원(15세 미만 제외)까지, 신체 장애가 생기면 장애등급에 따라 최고 4300만원까지 지급받는다. 4주 이상 치료를 받을 경우 1인당 40만원씩 보장한다. 자전거를 타다 다른 사람에게 상해 등을 입혀 벌금을 내면 최고 2000만원 이내에서 벌금을 보전해준다. 대전시 최흥찬 건설도로과 계장은 “모든 시민이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자전거 보험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에서는 시간제약을 받지 않고 24시간 공용자전거 ‘타슈(충청도 사투리로 ‘타라’라는 뜻)를 무료로 빌려 탈 수 있다. 주민센터와 노인회관·편의점·공영주차장·둔산지역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시내 100여 곳에 대여소가 설치돼 있다. 편의점에선 24시간, 공영주차장에선 오전 8시~오후 10시에 빌릴 수 있다. 외근이 잦은 회사원 강익중(48)씨는 “10㎞ 이내의 거리는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시내 곳곳에 대여소가 생겨 시간제약 없이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며 “교통비가 줄고 승용차를 이용할 때 교통체증으로 받는 스트레스도 겪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전시 이승무 건설도로과장은 “주말을 이용해 자전거 하이킹을 하려는 가족단위 시민이 늘고 있어 금요일에 빌려주고 그 다음 주 월요일에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이 출퇴근 때 도시철도와 환승을 위해 지하철역 22곳에는 자전거 10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대가 설치돼 있다. 공무원 이근우(52·대전시 서구 월평동)씨는 매일 출퇴근 때 집에서 4㎞가량 떨어진 월평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 도시철도역 주차대에 놓고 지하철로 갈아탄다.

대전 시내에 현재 조성된 자전거 도로는 320㎞이지만 대부분 통행인과 겸용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충남대 앞 8㎞와 갑천 둔치 10㎞에 불과하다. 대전시는 2011년까지 103억3900만원을 투입해 3대 하천과 도심 간선도로에 전용도로 315㎞를 조성하는 ‘친환경 자전거 도시 꾸미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서형식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박성효 대전시장 “대덕특구를 자전거 산업 메카로 키우겠다”

박성효(사진) 대전시장은 매월 11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박 시장은 이날 자전거도로가 제대로 조성돼 있는지를 직접 체험한다. 시민들을 만나 자전거도로에 대한 의견도 듣는다. 박 시장은 2006년 7월 취임 이후 ‘친환경 자전거 도시 프로젝트’를 앞장서 추진해오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못하면 시민 세금으로 이를 부담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자전거 도시를 만드는 것은 우리 자녀들에게 경쟁력 있는 도시를 물려주기 위한 것”이 이유라고 한다. 대전을 녹색성장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인프라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박 시장의 지론이다.

그는 대전의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을 2007년 1.73%에서 올해 3%로 끌어올렸고, 내년까지는 5%, 2015년에는 10%까지 높이길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이 장소와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든지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공용자전거를 현재 1000대에서 내년에는 2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박 시장은 “공용 자전거를 대폭 늘리는 만큼 이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자전거 무인 대여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자전거 인프라 조성을 위해 3대 하천(유등천·갑천·대전천)과 도심 주요 간선도로에 103억3900만원을 들여 2011년까지 자전거 전용도로 315㎞를 건설한다. 박 시장은 “자전거 인프라 개발시책은 유성 온천지역과 엑스포 과학공원, 대덕 테크노밸리를 연결하는 레저스포츠형 관광노선으로 개발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도시 조성은 단순히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도록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연계시키는 계획도 세웠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사이클 경기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산 사이클을 타도록 하는 게 목표”라는 것이다.


대전을 자전거 생산 거점 도시로 만들기 위해 대덕특구 지원본부·한국기계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자전거연구조합 등 ‘대덕특구 국산 자전거산업 육성협의회’를 결성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200여 개의 자전거 생산·부품 업체를 대덕특구에 유치해 집적화된 생산기지를 조성하겠다”며 “자전거 산업은 녹색성장의 핵심으로 첨단 연구기관 등 풍부한 인프라를 활용해 대덕특구를 자전거 산업의 메카로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정보 공유와 협력 체제를 구축, 일본과 대만이 주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요즘 그는 자전거 도시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려고 기업 등을 찾아 다니며 협조를 구하고 있다. 

대전=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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