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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병마용 갱 24년 만에 발굴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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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세계 8대 기적으로 불리는 중국 진시황의 병마용(兵馬俑)에 대한 발굴 작업이 13일(현지시간) 오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외곽에서 재개됐다. 1985년 기술적인 문제로 발굴이 중단된 지 24년 만이다. 예상대로 발굴 첫날부터 귀중한 유물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흙으로 빚은 호위병 모형인 병마용은 2200여 년 전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나라 시황제릉 주위에 조성됐다.

중국 진시황 병마용 발굴단이 13일 산시성 시안 외곽의 1호 갱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24년 만에 발굴이 재개된 이날 4두 마차 2대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안 AFP=연합뉴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간 동안 계속된 병마용 1호 갱 발굴작업에서 앞뒤로 일렬로 서 있는 4두 마차 2대와 채색된 병마용 2개, 조그만 창 한 개, 채색토기 파편, 칠기와 목기 등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상부 일부분만 발굴된 4두 마차는 기존 마차와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라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1호 갱 발굴작업은 앞으로 6개월 동안 계속된다. 병마용 박물관의 차오웨이(曹瑋) 부관장은 이날 “발굴 첫날부터 엄청난 가치를 가진 유물들이 모습을 드러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문화재 당국이 이번 발굴작업에 거는 기대는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채색 병마용을 원형 그대로 발굴할 수 있을지 여부다. 85년 2차 발굴 과정에서 장군용이 출토됐지만 실수로 머리 부분이 부서진 데다 채색된 병마용이 햇빛에 노출돼 색이 바래자 문화재 당국은 색상 유지 기술을 개발하기 전까지 발굴을 중단키로 했다. 이후 독일 바바리아주 문화재보호국과 협력해 지하 유물이 공기와 접촉할 때 산화작용을 막아 색상을 유지토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둘째는 그동안의 발굴에서도 창·활·청동검 등 수많은 형태의 무기가 나왔으나 새로운 무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6000개가 넘는 병마용 배치로 볼 때 이를 지휘하는 군사용(軍師俑)이나 황제를 보좌했던 문신용이 출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넷째는 외국인 모양의 병마용 출토 여부다. 마지막으로는 녹색과 청색 얼굴의 병마용 출토 가능성이다. 다양한 색깔의 얼굴을 가진 병마용은 당시 채색기술은 물론 종족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병마용은 74년 1호 갱 부근에서 우물을 파던 농부에 의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중국 문화재 당국은 76년까지 진시황릉에 딸린 4개의 갱을 발견했다. 2호 갱과 3호 갱의 규모는 각각 6000㎡와 520㎡다. 1호 갱은 길이 230m, 폭 612m, 총면적 1만4260㎡로 가장 크며 6000여 개의 병마용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문화재 당국은 78~84년 1호 갱을 두 차례 발굴해 1087개의 무사용과 6개의 전차용, 24개의 우마차용, 각종 무기용을 발굴했다. 3호 갱은 군사 지휘부로 추정되고 있어 고고학적 가치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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