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험생 심신 건강관리 ①

중앙일보

입력

수험생 심신 건강관리 ①
배기환 충남대 약학대 교수· 한국신약 연구자문위원

잠이 보약, 잠의 질을 높여라

고3이 되면 흔히 ‘4당5락’을 말한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며 수험생들을 독려하는 말이다. 하지만 수면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일까? 최근 사람과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에 따르면,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기억력을 강화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쥐가 양호한 수면환경에 있을 때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경우에도 충분히 자고 기억테스트를 받은 학생들의 성적이 잠을 자지 않고 테스트를 받은 학생들의 성적보다 평균 30% 이상 높았다는 실험결과도 나왔다. 우리의 뇌는 낮 동안 기억된 정보를 수면시간동안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메카니즘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서는 암기시간 뿐 아니라 수면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하루에 얼마동안 자는 것이 가장 좋을까? 답은 ‘몇 시간 자는 것이 좋다’가 아니라 ‘얼마나 잘 자는가’에 있다.
 
수면의 양(시간)보다 질(숙면)이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뇌파연구를 통해 잠에는 ‘졸림-얕은수면-깊은수면-아주 깊은 수면-REM(Rapid Eyes Movement)수면’ 등 5단계가 있음을 알아냈다. 이 단계는 하루 밤새 여러 번 반복된다. 이 중 3, 4단계는 아주 깊게 잠들어 높고 느린 뇌파가 나타나는 서파수면(slow wave sleep)상태로 수면 초기에 많이 나타난다. 전체 수면시간 중 10~20%정도를 차지하는 이 서파수면이 잠의 질을 결정한다.
 
우리 몸에서 뇌는 생명유지를 위한 모든 생물학적 기능을 총괄하는 곳이다. 이 뇌가 적절한 활동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 이런 휴식은 대부분 수면 시간에 이뤄지는데 실질적인 가장 완전한 휴식은 바로 서파수면 상태에서 이뤄진다.따라서 숙면을 취할 수 있으면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이 4~6시간이라도 충분한 것에 반해, 하루 8시간을 자더라도 서파수면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으면 수면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수면시간은 1.5시간의 배수가 효율적이다
깊은 숙면에 이어서 오는 단계는 꿈을 꾸는 수면상태로 이때의 뇌파는 깨어있을 때와 비슷하다. 안구가 급속도로 움직이는 현상을 동반하므로 REM수면상태라고 한다. 서파수면이 완전한 휴식의 시간이라고 한다면 이런 REM수면은 뇌가 과잉정보를 처리해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는 시간으로서 중요하다. 실제로 필요한 만큼의 REM수면이 이뤄지지 못하고 방해를 받으면 그 다음날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지며 정신이 산만하고 집중력 장애등을 갖게 된다.
 
생리적으로 뇌에는 약 90분의 활동 주기가 있다. 낮에는 끊임없이 뇌로 들어오는 정보들을 처리하기 바빠 그 활동 주기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자극이 차단된 수면상태에서는 뇌의 활동주기가 확연히 드러나고 그것이 수면의 단계로 나타난다. 따라서 효율적인 수면시간을 위해서는 4.5시간, 6시간, 7.5시간 처럼 1.5시간(90분)의 배수로 잠을 자야 수면주기와 잘 맞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