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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가린 ‘텐프로’ 방송출연, 시청자 ‘경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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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프로’에 나가고 있는 23세 여대생이 TV에 출연해 “나는 그냥 술집여자가 아닌 텐프로다”라고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해 시청자들을 놀라게했다. ‘텐프로’란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 중 상위 10%를 일컫는 은어다.

15일 방송된 SBS 파일럿 프로그램 ‘김제동의 황금나침반’에서 ‘텐프로’에서 일하는 23살의 여대생 김시은(가명)씨가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린 채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MC 김제동과 소설가 이외수,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등과 열띤 공방을 벌였다.
모델이 꿈이었다는 김시은씨는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주위의 유혹 때문에 밤업소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흥업소에 발을 들여놓은지 1년여 만에 한달수입 1000만원이라는 꿀맛에 흠뻑 빠져 모델이 되려는 꿈을 포기하고 있는 현재 모습 때문에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낮에는 대학생, 밤에는 유흥업소 종사자로 일하며 외로움을 느낀다던 김씨는“텐프로는 그냥 술집여자가 아니다”, “한달에 1000만원 이상 번다” 등 현재를 벗어날 생각이 별로 없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해 시청자들에게 당혹감을 주었다.

개그우먼 김현숙, 임경선 연애칼럼니스트, 송형석 정신과 전문의 등의 패널들도 “20평 (집에) 살다 50평은 살아도, 50평 살다 20평은 못살지 않나, 씀씀이가 커져 못 그만둔다”는 김시은의 발언에 “대체 여기 왜 나왔냐”며 고민을 상담하러 온 태도가 아니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김씨에게 “자신의 불편한 진실과 직접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나는 달라”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설가 이외수도 “모델이라는 꿈이 있는데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꾸기만 한다고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텐프로를 그만두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고 전했다.

이어 MC 김제동도 “우리가 화내는 이유는 저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왜 그런 험한 일을 하느냐고 속상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김시은에게 충고했다. 결국 김시은은 눈물을 글썽였고 김제동은 “나와주시기 힘드셨을 것이다. 이제 겨우 23살인데 TV나와서 얼굴 드러내면서 방긋방긋 웃고 싶었을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황금나침반’은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직언과 독설을 서슴지 않을 패널들을 통해 따뜻한 충고와 삶의 지향점을 제시하겠다는 기획으로 준비된 교양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텐프로 김시은 씨에 이어 여자를 100명 이상 만났다는 자칭
‘한국 최고의 바람둥이’ 박용태(26) 씨가 등장해 “나는 되도 여자친구는 바람피면 안된다”, “바람이라는 것은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등의 충격 발언을 이어갔다.

‘황금나침반’은 시사교양에 편성된 취지와는 다르게 ‘텐프로’, ‘대한민국 최고의 바람둥이’ 등을 출연시켜 자극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 “지상파 TV가 이래도 되냐”는 시청자들의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방송 직후에도 “SBS가 케이블이냐”, “시청자 낚시 프로그램이냐”, “월수입 1000만원 버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냐”, “청소년들이 보면 어떻게 하느냐” 등 비난이 쏟아졌다. SBS가 ‘황금 나침반’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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