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좋다] 파워 워킹

중앙일보

입력 2004.07.08 18:37

업데이트 2004.07.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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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워킹페스티벌에 참가한 한국워킹협회의 워킹 리더들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일산 호수공원변을 힘차고 날렵하게 걷고 있다. 오른쪽에서 셋째 최영희씨는 55세다.[김상선 기자]

"뛰다 죽는 경우는 있지만 걷다가 죽었다는 얘기 들어봤어요?" 폴란드인으로 한국 경보(競步) 국가대표 코치를 맡고 있는 보단 브라코브스키(54)의 말이다. 그는 걷기 관련 행사에 종종 초빙돼 일반 사람들에게 '파워 워킹'을 전파한다.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한 올바른 자세가 어떤 것인지 등을 시범보이고 설명도 한다. 파워 워킹이란 걷기와 달리기의 중간인 빠르게 걷기. '피트니스 워킹'이라고도 한다. "걷기에 관련된 일을 한 것만 30여년"이라는 그는 늘 "운동은 걷기로 시작하라"고 말한다.

한강 둔치 같은 곳에서 팔을 크게 흔들며 힘차게 걷는 사람들을 "시시하다" "우스꽝스럽다"고 여기던 기자의 생각이 바뀐 건 지난 4일 경기도 일산의 호수공원에서다. 대한육상연맹이 주최한 제1회 워킹페스티벌. 폭우 속에도 100여명이 참가해 호반을 빙 둘러싼 5㎞의 산책로 한바퀴를 돌았다.

"헬스.수영.스쿼시 등 안해본 운동이 없는데 허리가 계속 아팠어요. 파워 워킹을 하면서 그 고통이 사라졌지요."

빗물과 땀에 젖어 35분 만에 완주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정일(27.여)씨는 "파워 워킹은 요가와 달리기를 혼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곧은 자세로 팔을 흔들며 온 몸의 근육을 고루 사용하면서 허리 통증이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파워 워킹에 빠져 두달 전 사단법인 한국워킹협회 산하 '워킹리더' 클럽에 가입했다. 회원 40여명은 파워 워킹 전도사들이다. 운동 나온 사람들에게 올바른 자세를 보여줘 전파하기 위해 한강 둔치나 양재천.중랑천 등 산책로가 있는 공원을 매주 찾아다닌다. 걸을 땐 "파워! 워킹!"을 구호처럼 외치거나 즐겁게 동요를 부른다. '사나이로 태어나서~'로 시작되는 군가 '진짜 사나이'도 부른다.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목을 끄는 게 목적이라서 신나게 합니다."

역시 워킹리더 회원인 권영우(39.인터넷 관련업)씨는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험도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달리면서 무릎에 무리가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파워 워킹을 택했다. "남자는 달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어려웠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내게 이렇게 딱 좋은 운동이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된 게 후회가 되더라고요." 그는 특히 부인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

걷기의 운동 효과는 만만치 않다. 특히 팔과 다리를 반복적으로 크게 뻗어 걸으면서 온몸 구석구석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파워 워킹의 효능은 더욱 크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진영수 소장은 "특히 살을 빼는 데는 달리기보다 낫다. 달리기 같은 고강도 운동에는 탄수화물이 주로 소모되고 저강도로 장시간 운동하는 파워 워킹은 지방을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보통 시속 8㎞ 정도인 파워 워킹, 그리고 그보다 빠른 스피드 워킹에 숙달되면 시속 14㎞의 속도를 내는 레이스 워킹(경보)도 할 수 있다. 유럽 국가나 일본에는 42.195㎞ 걷기 마라톤도 성행한다.

◇한국워킹협회=02-400-0713, (www.walkingkorea.com)

성호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보단 코치가 조언하는 노하우] 팔 크게 흔들며 속도 일정하게

파워 워킹은 빨리 걷기다. 시속 7.5~8㎞(1㎞를 8분 정도에 주파) 속도로 줄곧 걸으면 그냥 걷는 것보다 몇 단계 높은 운동 효과가 있다. 확실한 운동 효과를 위해선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그냥 빠르게만 걸어서는 효과가 적거나 부상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체는 물론 상체까지 전신운동이 가능하도록 온몸을 이용해야 한다.

시선은 약 15m 앞을 바라본다. 어깨에 힘을 빼고 가슴을 약간 내민다. 몸을 약 5도 앞으로 기울인 상태에서 등을 펴고 아랫배와 엉덩이에 긴장감이 들 정도로 약간 힘을 준다. 팔을 90도에 조금 못 미칠 정도의 각도로 구부린다. 손은 계란을 쥐듯 가볍게 쥐고 팔을 앞뒤로 흔든다. 팔이 양 옆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허리에 부담을 줘 요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팔의 스윙에 맞춰 다리가 따라오는 느낌을 갖도록 한다.

두 발은 11자를 유지한다. 뒤꿈치부터 땅에 닿은 뒤 발바닥이 닿고 엄지발가락이 땅을 찍듯이 차준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엔 무릎을 곧게 펴야 한다. 속도를 내려면 보폭을 넓게 하지 말고 스텝을 빠르게 해야 한다. 지나치게 큰 걸음은 운동효과를 반감시킬 뿐 아니라 부상의 위험도 있다. 숨은 자연스럽게 걸음에 맞춰 깊고 리듬감있게 쉰다.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스트레칭은 먼저 하지 말고 10분간 가볍게 걸어 근육을 데운 뒤에 하라. 그리고 나서 본격적인 파워 워킹을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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