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성인병 주범' 유전자 이식쥐로 입증

중앙일보

입력 1998.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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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스트레스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건강상식. 그러나 막상 그 원인을 물어보면 대답이 쉽지 않다.

최근 서울대 유전자이식연구소 서정선교수팀이 미국특허를 받은 유전자이식쥐는 상업적 용도 못지않게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유해론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실험대상은 생체가 외부로부터 열을 받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열충격단백질. 자신이 열을 흡수함으로써 다른 세포가 변성되어 죽는 것을 방지한다.

열충격단백질은 열뿐만 아니라 전기자극이나 화학물질 등 각종 유해자극이 가해질 때에도 분비증가하는 대표적 스트레스단백질이다.

서교수는 이러한 열충격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골라낸 뒤 이를 쥐의 수정란에 이식했다.

문제는 이렇게 태어난 유전자이식쥐에게서 보통 쥐에선 볼 수 없는 면역결핍현상과 당뇨, 악성림프종이 나타났다는 것. 서교수는 그 이유를 "스트레스단백질이 과잉분비되면 정상적으로 죽어야할 세포들이 죽지않고 살아남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처럼 10조개 이상의 세포들이 모여 이뤄진 다세포생물의 경우 나이들어 기능을 다한 세포들은 스스로 세포자살이란 용도폐기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개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죽지 않고 살아남아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암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스트레스에 자주 노출되면 생체 내에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 스트레스단백질이 필요 이상 많이 만들어지고 이 때문에 자살을 하지 못한 돌연변이 세포들이 암과 같은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논리다.

서교수는 스트레스단백질 유전자이식쥐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국제면역학회지에 발표할 예정이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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