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전남경찰청 한재숙 경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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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남경찰청 한재숙 (韓在淑.44.방범과 소년계장) 경감이 조선대 법학부 야간학부에 합격, 만학 (晩學) 의 길에 뛰어들어 화제다.

韓씨는 지난28일 발표한 조선대 특차모집 합격자중 최고령으로 합격의 영광을 차지했다.

韓씨가 고교 교과서를 다시 잡은 것은 지난 3월초. 72년 2월 벌교여상을 졸업한지 26년만이었다.

여고를 졸업하던 해 순경시험에 합격, 경찰생활을 해온 韓씨는 지난2월 경감승진 시험에 합격하면서 늘 마음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대학생이 되기로 결심했다.

대학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보다 교통사고처리반.민원실.방범과등을 거치며 경찰업무가 복잡해질수록 전문성이 절실이 요구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韓씨는 퇴근후 교육방송 수능특강을 청취하기 시작했다.

수리탐구문제등은 고교3년생인 큰아들의 '지도' 를 기꺼이 받았다.

보통 밤12시를 넘겨가며 두아들과 함께 책상에 앉아있었고 오전5시쯤 기상해 도시락을 3개씩 챙기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수능시험당일에는 시험이 끝나고 곧바로 시내 청소년 탈선예방 순찰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韓씨는 "남편 (조선대 교수) 의 이해가 없었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이라며 "치안행정 경험이 많은만큼 학업도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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