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윤숙 '렌의 애가' 60년만에 재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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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아내와 아이가 있는 남성인 시몬에게 띄우는 서간문과 일기로 이루어진 격정적인 청춘의 고백서 '렌의 애가 (哀歌)' .1937년 처음 햇빛을 본 이후 미발표 일기와 수필등이 덧붙여지며 89쇄에 이르는 스테디셀러가 된 이 책의 초판본이 60년만에 옛모습 그대로 독자곁을 찾는다 (이화여대 출판부 刊) . '시몬!

이렇게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또다시 당신을 향하여 글을 씁니다.

이제는 이 글을 부칠 길도 없고, 이를 전해줄 의로운 사람도 없는 세상에서 그래도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 (제5신 '가장 큰 악에 속하는 고뇌는' 중에서) 윤리규범이라는 벽에 가로막힌 비극적 사랑을 담았던 모윤숙 시인의 '렌의 애가' 는 최근 딸 안경선씨가 고려대 도서관에서 초판본을 찾아내면서 시간을 뛰어넘게 되었다.

문고판 크기에 39쪽 분량이었던 초판본을 영인해 빛바랜 맞춤법과 모 시인의 육필 (肉筆) 을 보는 듯한 활자체로 오래된 앨범을 들추듯 반갑기까지 하다.

초판 이후 저자 자신이 수차례에 걸쳐 내용을 추가했지만 군더더기 없는 원본은 우리문학에 다시 없는 사랑의 기쁨과 파탄의 번뇌가 집약된 결정본이다.

동시대 비평가 최재서.여류소설가 이선희의 작품론등이 실려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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