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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미국 소비재 가격 하락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에 따라 이 지역 국가들의 대미 수출가격이 떨어지자 미 국내업체들도 경쟁상품 가격을 줄줄이 내리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사회의 전반적 소비침체로 도.소매업체들의 상품 재고가 쌓이고 있어 미 경제의 고속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아시아국가들로부터의 완제품 수입가격은 3.9% 떨어졌으며 국내 제조업체들의 완제품가격도 0.6%의 소폭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의 제품가격은 점차 하락폭이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엔 전월 대비 0.2%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격이 떨어지는데 대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입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몇년간 소비재 가격에 끼었던 거품이 빠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큰 전자제품들은 큰 폭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말 개당 2백49달러였던 '닌텐도64' 비디오게임세트의 수입가격은 이달들어 1백49달러로 무려 40%나 떨어졌으며 컴퓨터.자동차.장난감.아동복등의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본점을 둔 페더리트 백화점의 캐롤 생거 대변인은 "통화가치 변동에 따른 수입가격 등락은 대체로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동남아 통화가치 폭락의 영향은 내년 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미국인들의 소비성향 둔화와 소비재 재고 증가도 생산업체들의 공급가격을 끌어내리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시간대학의 소비자 동향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체감소비지표는 지난달 1백7. 2포인트에서 이달들어 1백3포인트로 떨어졌다.

국내 제조.유통업체들의 평균 재고량도 지난 10월 전년 동기보다 0.4%가 증가했다고 상무부가 최근 발표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국내 사정에다 아시아 경제위기라는 외부요인이 겹쳐 최근 수년간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려왔던 미 경제가 내년부터 위축국면으로 들어서는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 국내 소비재.서비스분야의 지출증대는 90년대이후 미 경제의 성장률에 3분의2가 넘게 기여했다고 말할 만큼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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