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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기 좋은 ‘봄꽃 여행지’ 꼽으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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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디카(withdica.com)를 운영하는 김용석(46)씨. 20년 째 봄꽃 여행지를 정성스럽게 수집하고 다니는 그는 순수한 아마추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프로 못지않게 인기가 높다. 그는 매년 봄이면 빼놓지 않고 찾아가는 봄꽃 여행지 ‘베스트 7’이 있다. 꽃으로 뒤덮인 특별한 산책로를 만끽하며 그가 제안하는 출사 포인트를 짚어보자.

◆ 전남 여수 영취산
30~40년생 진달래가 산 정상까지 뒤덮여 진경을 이룬다. 특히 4월 둘째주 흥국사에서 봉우재를 거쳐 정상에 오른 뒤 450m봉을 통해 상암동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환상적이다. 4시간 가량 걸리는 코스다. 노부모나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면 동쪽 상암부락길로 올라 봉우재를 거쳐 405m봉 북사면의 진달래 군락을 구경하며 하산하는 것이 좋다. 진달래 향에 취해 걷는 길도 아름답지만 주변에 흩어져 있는 고려시대 보물을 답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여수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석창사거리를 지나 흥국사에서 내리면 된다.< p>

여수 영취산 진달래


◆ 경남 진해 여좌천
봄이 되면 진해는 벚꽃으로 온 몸을 치장한다. 도시에 빼곡하게 들어앉은 왕벚나무가 싱그러운 꽃바람을 일으킨다. 이 절경을 한 눈에 감상하고 싶다면 제황산공원에 올라가보자. 가족과 함께 ‘1년 계단’이라고 불리는 계단을 오르며 꽃바람에 취하는 묘미는 특별하다. 연인들이 좋아하는 장소는 기차와 벚꽃 바람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경화역이다. 진해 벚꽃의 백미는 여좌천에서 볼 수 있다. 아름다운 개천 사이를 산책하며 맡는 벚꽃바람도 달콤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에서 찍는 사진이 가장 화려하게 나온다.

진해 여좌천


◆ 경남 하동 쌍계사 벚꽃터널
화개장터와 쌍계사는 도보로 30분 거리니 두루 둘러보며 꽃바람을 쐴 수 있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꽃길을 '십리 벚꽃길'이라고 한다. 이 길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산책로다. 벚꽃길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야생화도 좋은 볼거리다. 벚꽃터널 밑자락에는 야생차 밭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축제는 4월 초에 끝나지만 꽃이 질 때까지는 이 특별한 꽃길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지리산 쌍계사


◆ 경남 합천 황매산 철쭉
산 북서쪽 능선을 타고 펼쳐지는 황매평전의 철쭉 군락은 가히 환상적이다. 철쭉으로 바다를 이룬 황매산을 유영하며 황매산성의 순결바위와 국사당을 둘러보자. 통일신라 때의 고찰인 합천 영암사지도 놓치면 안 된다. 이곳은 합천팔경(陜川八景) 가운데 제8경에 속한다.

경남 합천 황매산 철쭉


◆ 경남 천주산 진달래
창원과 마산, 함안군까지 3개 시군에 걸쳐져 있는 천주산. 주능선은 남북으로 마산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봄이면 이곳 북면 주민들은 진달래잔치를 벌인다. 넘쳐나는 진달래에 취해 진달래술을 담고 화병을 부쳐먹으며 꽃놀이에 심취한다. 가장 좋은 산행 코스는 천주사에서 능선을 타고 걷다가 천주봉(484m)에 오르는 것이다. 하산은 북쪽 안부로 내려서서 계곡을 따라 걸으면 된다. 1시간 가량 걸으면 달천계곡을 지나 외감마을로 들어선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창원에서 북면행 시내버스를 타고 천주사 앞에서 하차한다.

경남창원 천주산 진달래


◆ 전북 남원 바래봉 철쭉
바래봉은 해발 1,167m로 지리산 봉우리 중 하나다. 세석평전과 함께 전국 최대의 철쭉군락지다. 산의 형상이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처럼 생겨 바래봉이라고 한다. 산세가 완만해 아이들과 등산하는데 무리가 없다. 팔랑치와 부운치, 세동치 등으로 산줄기가 이어진다. 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정상에서 팔랑치까지 이어지는 1.5㎞ 구간이다. 유난히 키가 큰 바래봉의 철쭉들이 5월 하순까지 능선을 물들인다. 그래서 늦은 봄까지 느긋하게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실상사, 화엄사, 천은사 등 고찰이 있다.

◆ 경북 영덕 지품면 복숭아꽃
영덕 지품면 삼화리. 마을 하나가 복사꽃에 온통 물들어 있는 모습은 동화적이고 신비롭다. 마을의 낮은 산마다 맑은 실개천을 품고 있는데 그 또한 아름답다. 실개천들의 상류를 따라 올라가면 대서천이 나온다. 다시 대서천의 상류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옥계계곡이 나온다. 이곳의 길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이색적인 길이다. 그래서 드라이브를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크게 사랑받고 있다. 작은 마을이라서 인터넷에도 자료가 많지 않다. 알찬 여행을 바란다면 미리 영덕군청 관광기획과에 문의를 해보는 것이 좋다. 054-730-6396

전남 화순 세량지


Tip ① 꽃길 사진 잘 찍는 비결은
첫째, 초보들은 장비에 욕심내지 말 것. 중급 정도의 DSLR과 몇 가지 교환렌즈만 있으면 정상급 작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기초실력은 평소에 연습을 통해 쌓아야 한다.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며 좋은 구도를 잡는 노하우를 터득한다. 성공적인 출사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날씨다. 현장에 나가서는 구도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지형을 유심히 살핀다. 여기에 성실함만 겸비하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은 모두 갖춘 셈이다.
둘째 테마를 정해 출사를 나갈 것. 혼자 갈 것인지 타인들과 동행할 것인지 먼저 정해야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동선이 복잡하거나 우발적인 여행일 경우에는 홀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어려운 장비를 처음 다루는 여행이거나 이동 경비가 많이 드는 경우라면 함께 움직이자. 꽃길 사진에 조예가 깊은 김용석씨와 함께 하고 싶다면 위드디카(withdica.com)를 방문하면 된다.
셋째, 인내를 가지고 즐길 것. 막상 출사를 나갔는데 날씨나 기타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아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초보들은 고가의 장비들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고급 장비가 아니라 인내심이다. 10번 출사를 나가면 4번 정도 성공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지치지 않고 서서히 실력을 키울 수 있다. 김용석 씨 역시 찍을 때 마다 매번 사진이 잘 나오지 않고 건지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출사지까지 6시간 동안 차 몰고 갔다가 날씨 때문에 그냥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초보 때는 하늘 원망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요즘은 그러한 과정까지도 좋은 사진을 얻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Tip ② 4월 주요 꽃축제 일정표
4월3~12일/ 강원 강릉 경포대 벚꽃축제 :강릉 관광과 033) 640 5420
4월4~13일/ 전북 군산 벚꽃예술제: 문화체육과 063) 450 6125
4월6~18일/ 한강여의도 봄꽃축제: 문화예술과 2670 3142
4월5~25일/ 경남 남해의 벚꽃과 튤립 놀이: 문화관광과 055) 860 8601
4월10일~ 꽃이 질 때까지/ 경북 영덕의 복사꽃 놀이: 영덕문화관광과 054) 730 6396
4월15일~28일/ 전남신안 튤립축제 http://www.shinantulip.co.kr/ 061) 240 8145
4월25일~/함양플로리아페스티벌, 국내 최대의 양귀비 축제 http://www.handeulnara.com/
4월 중순/ 강화 고려산 진달래예술제 http://www.ganghwa.incheon.kr/ 032) 930 3623
4월 말 / 전북남원 비래봉 철쭉제 :문화관광과 063) 620 6114

설은영 워크홀릭 프리랜서기자 e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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