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성상납 고리, 외국도 예외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2009.04.08 10:24

업데이트 2009.04.08 11:10

'장자연 리스트'로 연예계의 성상납 문제가 다시 불거진 가운데 외국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적지 않다. 그동안 보도된 내용을 중심으로 해외 연예계의 실태를 되짚어 본다.

이른바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라는 용어는 해외 연예계에서는 낯선 용어가 아니다. 캐스팅 카우치는 영화, 드라마의 배역을 얻거나 광고 등에 출연하기 위해 영화감독, 작가, PD, 광고주, 매니저 등에게 성을 상납하는 행위다.

중국에서는 2003년 영화배우 장위(30)가 신인시절 배역을 대가로 이름난 PD와 영화감독, 조감독, 캐스팅 감독들로부터 잠자리를 요구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자신과 자신의 연예인 동료들이 감독들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 등이 증거였다. 시간, 날짜, 장소, 성관계 상대들의 구체적인 기록도 제시했다.

그가 실명을 밝힌 연예계 인사들 13명 가운데는 중국 유명 영화감독 후안 지엔종(68)도 있다.

후안 감독은 그녀에게 TV 시리즈 캐스팅을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했고, 자신은 배역을 따내기 위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고백했다. 당시 웬 하이보, 첸 유왕 등 남자배우들도 그녀에게 비슷한 제의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후안 감독과 이들 배우는 심지어 그녀 친구들과의 성관계도 주선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은 여자 아나운서들의 성상납 의혹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지난해 초 위성TV 프로그램 MC 출신 아나운서 정페이펑이 프로그램을 맡기 위해 방송사 간부들에게 성을 상납하는 여아나운서들의 행태를 까발린 것이다.

정페이팡은 “능력도 안 되는 아나운서들이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그들이 방송 관계자에게 성을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내가 아나운서 일을 하면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은 것은 간부들에게 성상납을 하지 않아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당시 끈질기게 자신에게 성관계를 요구한 간부도 거명했다. 성상납을 하지 않자 보복으로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했으며 여자 아나운서들에게 따돌림을 받은 사실도 전했다. 그녀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자살 충동에 끊임없이 시달렸으며 실제로 손목을 칼로 긋기도 했다.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65), 폴란드 테니스 선수 위즈텍 피박(57), 영화 ‘피아니스트’ ‘올리버 트위스트’ 등의 프로듀서 알랭 사르데(57) 등은 한때 모델, 영화배우를 꿈꾸는 소녀들에게 성상납을 받은 장본인들로 주목받았다. 드니로는 매춘 사건으로 1998년 프랑스에서 영화 촬영 도중 체포돼 법정에 서기도 했다.

실패한 패션 사진작가 장 피에르 부르주아(62), 한 시절을 풍미한 모델 출신 아니카 부르마크(61)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윤락 회사의 포주였다. 겉으로는 연예 기획사로 위장한 업체다.

부르주아, 부르마크 등은 연기 학원 등을 돌아다니며 연기자가 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녀들을 물색, 회사로 데려 왔다. 모델과 배우를 꿈꾸는 소녀 89명 중에는 15세짜리도 있었다.

이들은 영화와 드라마 감독들에게 보낸다면서 소녀들의 누드 사진을 찍었다. 연예계와 정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과의 매춘도 권했다. 성상납이 배역을 얻는데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에 대부분의 소녀들이 동의했다. 성상납을 거부하는 소녀에게는 미리 찍어둔 누드 사진을 부모에게 보낸다고 협박했다.

소녀들의 누드 사진은 영화 프로듀서 샤르데 등 연예계 실세들에게 보내졌다. 샤르데는 성상납이 스타덤에 오르는 데 꼭 필요한 절차라는 것을 공고히 한 인물이다.

이 기획사의 행태는 다른 모델 에이전시의 고발로 세상에 공개됐다. 소송과 재판이 잇따랐고 매춘업체는 문을 닫았다.

미국 연예산업의 메카 할리우드에서도 예외 없이 성상납이 성행했다. 1915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연예계 성상납은 공공연히 행해졌다. 영화배우를 꿈꾸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소녀들은 제 발로, 때로는 타의에 의해 감독과 프로듀서, 유명 영화배우 등에게 보내졌다.

거대 연예 기획사 MGM의 퀸이자 1920년대를 풍미한 조앤 크로퍼드(1905~1977)도 유명인들에게 성을 팔며 출세한 케이스다. 그녀가 성공을 위해 빌붙은 남자 배우들 중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게이블(1901~1960년)도 있다. 그녀의 어머니도 딸의 매춘 행위를 거들었다. 딸이 좋은 배역을 따내게 하려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성관계를 주선했다는 후문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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