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휴대폰 있는 분, 먼저 입장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2009.04.06 19:13

업데이트 2009.04.07 00:59

지면보기

종합 22면

5일(현지시간) 오후 관중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삼성 500 나스카(NASCAR·미국 개조차 경주대회)’가 열린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텍사스 모터스피드웨이’ 경기장. 경기 종반인 305바퀴째를 돌 무렵, 검은색 24번 듀폰 시보레가 쏜살같이 선두로 치고 나가자 관중 속에서 “와” 하는 함성이 쏟아졌다. 막판 숨막히는 추격전이 벌어졌으나 결국 0.54초 차이로 24번 시보레가 마지막 334바퀴를 돌아 결승선을 통과했다. 20만 명의 관중석 사이에서 “제프, 제프”라는 환호성이 터졌다. 2007년 이후 48번째 출전 끝에 우승컵을 거머쥔 제프 고든은 “이제야 제자리를 찾게 됐다”며 기뻐했다.

‘삼성 500 나스카’가 열린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텍사스 모터스피드웨이’ 경기장에 삼성 로고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뉴시스]

◆미국 제2의 인기 스포츠 나스카=1948년 출범한 나스카는 ‘포뮬러 1(F-1)’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개조차 경주대회다. 미국 인구의 26%인 8000만 명이 열성 팬일 정도로 대중화돼 있다. 매년 경기장을 직접 찾는 숫자도 하루 최대 20만 명에 달해 미식축구에 이어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다. 삼성전자 후원으로 열린 이날 대회는 1.5마일(2.4㎞) 트랙을 334바퀴 돌아 500마일(약 800㎞)을 완주하도록 돼 있다.

나스카가 폭발적 인기를 얻게 된 건 단순한 자동차 경기 차원을 넘어 흥겨운 축제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과거 최고 인기 밴드였던 ‘포리너’가 경기 전 행사에 출연해 왕년의 히트곡을 선사했다. 또 미 전역에서 캠핑카를 몰고 온 관람객들은 180만 평에 달하는 경기장 부지에 며칠씩 머무르며 바비큐 파티를 연다. 미식축구나 프로야구에선 볼 수 없는 나스카 특유의 풍경이다.

◆기발한 스포츠 마케팅=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나스카 후원사들은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경기장 안에 대형 로고를 설치해 큰 홍보효과를 거뒀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올해부터는 관람객들이 몰리는 입장 시간에는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홍보전략도 시작했다. 즉 출입구 한쪽에 ‘삼성 패스트라인’이라는 별도의 통로를 마련한 뒤 삼성 휴대전화를 제시하는 관람객들은 기다리지 않게 즉각 들여보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느 종목보다 나스카 팬들은 스폰서 회사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이들은 다른 회사 제품 대신 삼성 휴대전화를 고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손대일 삼성전자 통신부문 미국법인장은 “가장 미국적 이벤트인 나스카 후원을 통해 삼성이 외국 회사가 아닌 현지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포트워스(미 텍사스주)=남정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