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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장사익이 거리공연 나선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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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4일 오후 3시 서울 평창동 도로변에서 소리꾼 장사익(사진)씨의 구성진 가락이 울린다. 구 귀빈예식장 건너편 나대지(평창동 148-16)에서 열리는 무료 거리공연이다.

평창동은 유독 예술인이 몰려 사는 곳으로 이름난 동네. 소리꾼 장사익·황정원, 사물놀이의 김덕수, 재즈음악가 김준, 가수 윤종신, 화가 김구림·윤명로·이종상·임옥상, 작가 김수현·박범신씨 등이 살고 있는 일종의 ‘예술인 마을’이다. 일부러 예술인촌을 꾸민 것도 아닌데 저절로 그리 된 데는 이곳 ‘땅의 기(氣)’가 일반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세서 예술인이 많아졌다는 얘기가 설득력있다.

장씨가 거리공연에 나선 까닭은 이 자리에 공연장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2006년 버스차고지와 가스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으로 이곳 부지를 매입했다. 1990년대 초 버스차고지가 있던 장소라는 이유다. 이에 주민 1만2000여 명은 반대 서명을 모아 서울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종로구의회 안재홍 의원은 “옛날에는 버스차고지였지만 화랑들이 들어서고 마을이 발전하면서 여기가 평창동의 중심이 됐다. 이곳에 평창동의 문화적 특성을 살린 마을 공연장이 마련됐으면 하는 게 주민들의 염원”이라고 말했다.

부지에는 현재 가설무대와 스피커를 설치하고 누구나 옹기종기 앉아서 공연을 볼 수 있게 했다. 장씨의 공연을 시작으로 이달 중 김덕수씨가 사물놀이판을 벌이는 등 릴레이 무대가 이어진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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