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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man’s style] 각진 얼굴에도 사각테 … 통념을 깨면 통쾌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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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하고 날카로운 인상에 각진 안경을 쓰면 차가워 보일 수 있어요.”

“사각 턱이라면 부드러운 곡선 안경테가 잘 어울리죠.”

안경을 고를 때마다 흔히 듣는 얘기다. 안경점 직원의 이런 주장은 나름 일리 있지만 이 법칙대로 안경을 골라야 한다면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얼굴형에 맞는 프레임(렌즈를 싸고 있는 테 부분) 모양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소비자는 소재와 색깔만 선택하라는 얘기 아닌가.

그러나 안경 용도가 ‘시력 교정’이라는 실용적 목적을 넘어선 지 오래다.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이 렌즈 없는 안경을 쓰고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라고 당당히 밝히는 시대다. 안경 하나만 잘 골라도 새로운 얼굴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규칙’이라고 믿어 왔던 것들을 반대로 해보는 ‘역발상’ 스타일링에 대해 조언한다.

동그란 얼굴엔 아래위 긴 타원형을

금테 안경은 대부분 차가운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프레임을 비롯한 테 전체의 굵기가 얇은 데다 반짝이기까지 해 날카롭게 보인다. 특히 렌즈 크기가 작고 프레임이 바깥쪽으로 뾰족하게 솟은 ‘캣 아이(고양이 눈)’ 형태의 안경은 소설 속 ‘B사감’을 떠올릴 만큼 냉랭한 인상을 준다.

눈매가 날카롭고 턱이 뾰족한 역삼각형 얼굴이라면 당연히 이런 형태의 안경은 피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유행하고 있는 뿔테를 활용하면 비슷한 모양의 안경테라도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우선 뿔테는 소재의 특성상 금속 테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을 낸다. 또한 테가 굵고 볼륨도 있어 안경으로 시선이 먼저 닿는다. 안경 안쪽의 날카로운 눈매보다 테에 더 시선이 모이므로 자연스럽게 인상의 날카로움은 희석된다. 특히 캐러멜 색이나 맑은 자주색처럼 따뜻한 느낌의 색상으로 테를 고르면 날카로운 얼굴형이라도 전체적인 인상은 부드럽고 이지적인 분위기로 보일 수 있다.

동그란 얼굴에는 아래위로 긴 타원형의 안경 프레임을 이용해 보자. 이 스타일링에서의 노림수는 부드러움이다. 흔히 얼굴형이 둥글면 원형 프레임의 안경은 권장하지 않는다. 동그라미가 여러 개 겹치면 둥근 얼굴형이 더욱 강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 포터의 것처럼 동그란 안경을 끼면 호기심 많은 아이같이 순진해 보인다. 이 장점을 살려 동그란 얼굴형의 사람이 둥근 형태의 안경을 쓰고 싶다면 아래위로 약간 긴 타원형의 프레임을 택하는 게 좋다. 원보다는 동그란 형태를 덜 강조하는 반면 부드러운 이미지는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턱이 각진 얼굴형이라면 당연히 사각 프레임 안경을 꺼릴 것이다. 하지만 사각 프레임 안경을 외면하기엔 유행이 너무 거세다. 안경 렌즈의 크기가 작아지다 못해 거의 눈만 가리는 정도로 아담해지면서 안경테도 그에 맞게 줄어들었다. 덕분에 사각 프레임 안경이 대세가 됐다.

사각 턱이라고 해서 사각 안경을 소화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안경의 다리 부분 디자인이 독특한 것을 고르면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다. 요즘은 여성용 안경테만큼 남성용 안경다리 디자인도 화려해져 선택의 폭이 넓다. 사각형 얼굴에는 프레임 윗부분은 뿔테 재질, 아래는 금속인 ‘그랜드파더(할아버지)’ 안경도 어울린다. 동화 속 할아버지에게나 어울릴 듯 고루해 보이지만 올해 많은 브랜드에서 이 디자인을 출시할 만큼 유행 아이템이다. 어려 보이는 동안이라 비즈니스 미팅에서 곧잘 상대에게 얕잡힌 경험이 있다면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성숙한 분위기와 신뢰감을 주는 디자인이어서 여유롭고 안정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컬러풀한 뿔테 쓰면 참신

최근 몇 년간 안경테 유행의 대세는 단연 ‘뿔테(실제로는 물소의 뿔로 만든 안경. 하지만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것도 뿔테에 포함시킴)’다. 또 이 인기는 당분간 사그라질 기미가 없다.

뿔테 안경을 고르는 남자들은 대개 검정이나 갈색을 선호한다. 무난하기 때문이다. 어떤 색상의 옷을 입어도 안경테의 색깔이 튀지 않는다. 그러나 인상을 바꾸고 싶다면 검정이나 갈색 이외의 컬러에 도전해 보라. 짙은 녹색 또는 노랑이 섞인 검정 뿔테처럼 컬러를 조금만 달리 선택해도 이미지는 180도 바뀐다. 단, 화려한 색상의 안경을 선택할수록 프레임이나 다리 부분의 디자인이 지나치게 화려한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뿔테의 유행은 중년 여성들이 애용하는 ‘커다란 렌즈에 화려한 장식이 있는’ 금속 안경테 디자인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대개 중년 여성은 시력 교정의 필요성 때문에 ‘누진 다초점 렌즈’를 끼울 수 있는 큰 렌즈와 그에 걸맞은 안경테를 선호해 왔다. 큰 렌즈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려면 안경테가 크고 두꺼워야 한다. 자연스레 뿔테처럼 무겁고 둔탁한 것은 기피됐고, 금속 테 안경이 중년 여성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옵틸’과 같은 신소재의 뿔테가 개발되면서 중년 여성들의 뿔테 안경 선택 폭이 넓어졌다.

안경 스타일링 전문가들이 중년 여성에게 뿔테 안경을 권하는 이유는 ‘다양함과 세련미’다. 우선 뿔테는 금속 테보다 장식이 더 많이 들어간다. 테가 굵기 때문에 다양한 패턴과 모양을 새기는 것이 가능하고, 작은 보석을 박아 넣어 화려한 장식을 즐기는 중년 여성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뿔테 디자인이 금속 테보다 세련된 이미지를 풍기는 것은 바탕이 단정해서다. 금속 테에 유색 보석이나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안경은 금속 자체의 빛과 여러 가지 소재의 빛이 섞여 산만해 보인다. 화려한 안경을 쓰고 화려한 목걸이, 더 화려한 귀걸이까지 하면 ‘과하다’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뿔테 안경에는 금속 테보다 더 화려한 장식을 더해도 굵은 테가 디자인의 바탕을 잡아주는 도화지 역할을 한다. 덕분에 정돈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여성용 뿔테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금속 테보다 더 세련돼 보인다.

글=강승민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촬영 협조=박근원(모델·에스팀)
구찌·크리스찬 디올·마크 제이콥스
조르지오 아르마니(안경)

사각뿔테 다리 장식이 포인트 턱의 각이 두드러져서 사각형으로 보이는 얼굴에 네모난 안경을 쓰면 각진 인상이 더 강조돼 보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리 부분의 디자인이 화려한 것을 고르면 사각형 얼굴도 요즘 유행하는 사각 뿔테 안경을 쓸 수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프레임보다 화려한 다리 부분으로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고, 뿔테는 금속테보다 굵은 볼륨감 때문에 오히려 인상을 부드럽게 만든다.

‘캣아이’는 따뜻한 색으로 눈매 바깥쪽 위로 끝이 살짝 올라간 ‘캣 아이(고양이 눈)’ 프레임의 안경은 지적으로 보이는 장점이 있다. 반면 냉정해 보인다는 단점도 크다. 턱이 뾰족한 역삼각형 얼굴이 캣 아이 안경을 쓰고 싶다면 뿔테를 선택하는 게 좋다. 굵은 뿔테가 눈보다는 안경테에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어 얼굴형에 대한 인지도를 떨어드릴 수 있다. 테의 색상을 따뜻하고 온화한 것으로 고르면 날카로운 이미지도 중화시킬 수 있다.

가는 둥근테 쓰면 OK 동그란 얼굴에 동그란 안경을 써서 부드러운 인상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그동안 단점이 부각되는 조합이라 꺼려 왔지만 아이처럼 순수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연출하기에는 효과적인 스타일링이라 포기하기에는 아쉽다. 다만 동그란 안경을 선택할 때, 테의 굵기가 굵고 컬러가 진할수록 동그란 이미지가 더욱 선명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때문에 뿔테라도 일반적인 기준보다 훨씬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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