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롤라도 놀란 한국 중소기업의 질주

중앙일보

입력 2009.04.02 14:57

업데이트 2009.04.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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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기술은 있는데, 마켓이 없는 기업이 있다. 반대로 마켓은 확보했는데, 원천기술이 부족한 기업이 있다.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은? 전략적 합병이다.

프랑스 잡지 AutoPLUS 선정 최고 제품 영예 … 매출 350억·수출 2000만 달러 돌파 목표
다윗형 장외 세계 일류 기업 5選 - ④ 핸즈프리 시장의 국가대표 이너스텍

세계 핸즈프리 시장에서 ‘위대한 도전’을 하고 있는 IT첨단기업 이너스텍은 이렇게 탄생했다. 가로등·보안등 제어기기업체(국제전자제어)와 무선기기업체(엔버전스)가 합병(2005년)해 설립된 것. 이는 ‘양날의 검’을 의미한다.

일정한 수요창출이 가능한 가로등·보안등 제어기기는 이 회사의 안정적 수익원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65%.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80%가 거래처일 정도로 수익구조가 탄탄하다.

탁월한 무선통신기술로 생산되는 핸즈프리(hands free)기기는 이너스텍의 신성장동력이다. 이 회사 장휘(45) 대표는 “무선기기업체 엔버전스를 운영하면서 무선네트워크 통신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며 “우리의 독특한 기술을 핸즈프리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면 성공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출발은 실제로 상큼했다. 2005년 첫 출시한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기술) 차량용 핸즈프리(BHF-100)는 스페인 로컬기업 사우스 윙(South wing)에 10만 개가 팔렸다. “성능도 탁월했지만 라면 한 봉지 크기의 핸즈프리 기기를 담뱃갑 정도로 줄인 게 주효했다”고 장 대표는 말했다.

더욱 슬림화하면서도 울림방지장치를 탑재한 2세대 제품 SP5050(2007년 출시)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는 GN(브랜드 Jabra)에 납품해 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P5050엔 특히 FM기능(차량 오디오를 통해 상대방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을 내장했는데, 당시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업체는 모토롤라와 이너스텍 둘뿐이었다.


영국의 권위 있는 잡지 T3, 프랑스의 AutoPLUS가 SP5050을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2008년 출시한 3세대 제품 BHF700도 미국 제2이동통신사 버라이존(VERIZON)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이너스텍의 미국 핸즈프리 시장 점유율은 11%다. 미국 모토롤라(22%), 프랑스 패럿(15%), 스웨덴 소니에릭슨(12%) 등 글로벌 무선통신업체에 이어 4위를 질주하고 있다.

아시아 기업으로선 명실상부한 1위다. 수출실적도 그야말로 괄목성장이다. 2007년 31만 대를 수출한 이너스텍은 지난해 100%가량 늘어난 61만 대를 팔아, 16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매년 50% 이상 고속성장 중이다. 2007년 145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너스텍은 글로벌 불황이 본격화한 지난해에도 70% 성장(245억원)을 이뤄냈다. 이너스텍의 이 같은 괄목성장 비결은 끊임없는 ‘테스트’에 있다. 이 회사 연구진은 최상의 음질을 찾을 때까지 테스트를 반복했다. 실험 기간이 평균 6개월에 달할 정도였다.

쉼 없는 테스트가 글로벌 소비자의 마음을 관통했다는 것이다. 이너스텍의 올해 목표는 매출 350억원, 수출 2000만 달러 돌파다. 지난해보다 각각 43%, 25% 늘어난 수치다. 올해에도 글로벌 불황 회오리가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모한 목표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자신만만하다.

올해 새롭게 진출하는 저가형 핸즈프리 시장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길 것이라고 말한다. 3월 초 출시한 인터넷 전화 ‘캔디바 폰(자브라 납품)’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캔디바 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커뮤니케이터 호환 모델로 선정된 제품이다. 한국의 대표 강소기업 이너스텍의 대반란은 지금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
■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로 안정·성장 동시에
■ 끊임없는 기술투자로 핵심기술 확보
■ 소비자 기호 맞추기 위해 쉼 없는 테스트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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