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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입금됐습니다”… 울산시, 하청업체에 돈 가게 원청업체와 동시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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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국립대 도시기반시설 조성 공사 공사대금이 원도급 업체로 입금됐습니다-울산광역시 회계과.”

18일 오후 삼진개발·YP건설·서신엔지니어링·대한건업 등 4개 업체 대표의 휴대전화에 뜻밖의 문자메시지(사진)가 날아들었다. 이들 4개 업체는 창흥건설이 맡고 있는 울산과학기술대 기반공사 중 진입로·하수도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하청업체들이다.

울산시가 1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공사대금지급 예고제의 첫 통보 대상자들이다. 이 제도는 시가 발주한 공사에 대해 원청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즉시 하청업체에도 이를 통보한다는 게 골자다. 원청업체가 돈을 손에 쥐고도 이를 숨기고 하청업체에 어음을 끊어주는 등 지급에 늑장을 부려 ‘돈맥 경화’ 현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울산시 서필언 행정부시장은 “18일 현재 울산시 전체 예산의 22.1%인 7712억원이나 집행하는 등 예년에 비해 파격적으로 돈을 풀었는데도 하청업체나 근로자 등 현장에서는 ‘돈 구경을 못했다’며 아우성치는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고 설명했다.

예고제 대상은 울산시가 발주하는 1억원 이상의 모든 관급공사다. 우선 원청업체가 대금 청구 시 신청서에 하도급 업체 대표의 휴대전화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의무화했다. 회계과는 신청서에서 이를 확인하는 즉시 해당 하청업체에 “OO공사의 대금이 신청됐습니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한다.

이후 대금 지급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친 뒤, 송금 의뢰서에 문자메시지를 보낼 ‘휴대전화 번호와 문구’를 첨부해서 은행으로 넘긴다. 은행은 송금을 완료하는 즉시 의뢰된 휴대전화 메시지를 띄워 원·하청 업체에 동시에 대금 지급 사실을 통보하게 된다. 삼진개발 신동식 사장은 “예고제가 제대로 시행되면 원청업체가 함부로 어음을 끊어주거나 대금 지급을 미루기 어렵게 돼 현장의 자금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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