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동은 예부터 '물골안' 이라 불렸다.
맑은 물 넘치는 계곡마을이라는 뜻으로 그렇게 불렸을 것이다.
물골안은 축령산 (8백79m).서리산 (8백25m).주금산 (8백14m).철마산 (7백11m)에 첩첩 쌓여있다.
풍수를 모르는 이의 눈에도 물 많고 물맛 또한 좋을 것같은 지세다.
평안남도 강동군에서 6.25때 월남한 장기항 (59) 씨는 일찍이 물골안을 눈여겨봤다.
술을 빚는 부인 최옥근 (55) 씨 때문이었다.
결성 (結城) 장씨 (張氏) 11대 종부인 최씨는 계명주 (鷄鳴酒) 의 양조비법을 아는 몇 안되는 인물중 하나였다.
계명주는 고구려시대부터 민간에서 널리 애용되던 우리술이다.
1천5백년전 중국문헌인 '제민요술 (濟民要術)' 에는 '하계명주 (夏鷄鳴酒) 는 여름철 황혼녘에 술을 빚어 새벽 닭이 울면 먹는다' 고 적고 있어 계명주가 고구려인의 술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계명주를 담근지 8일만에 먹을 정도로 제조법이 조금은 바꼈다" 고 장씨는 설명한다.
백제인들이 소곡주, 신라인들이 교동법주를 즐겨 마셨다면 고구려인들은 계명주를 즐겼다.
장씨부부는 계명주가 비록 고향을 잃었지만 그 맥은 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수동계곡 한적한 곳에 땅을 사들였다.
마침 부인 최씨가 지난 87년 경기도 무형문화제 제1호로 지정됐다.
삼베자루에 누룩을 넣어 조청에 담고 옥수수와 수수를 멧돌로 간다.
가마에 장작불을 지펴가며 죽을 쑬 때는 특히 공을 들인다.
최씨는 시어머니인 박채형 (작고) 씨의 제조비법을 고스란히 전수한 터였다.
계명주가 타향을 고향삼아 정착하는데 남편 장씨도 한몫을 했다.
그는 계명주야말로 수렵주라고 주장한다.
"중원을 아우르던 고구려민족은 사냥한 고기를 안주로 컬컬한 계명주를 즐겨 마셨지요. 계명주는 수렵민족의 기상이 담긴 술입니다.
" 장씨는 양조장 옆에 멧돼지사육장을 세워 직접 멧돼지를 사육하기 시작했다.
계명주의 제맛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성진 (30).현진 (27) 두 아들도 부모의 권유를 받아들여 도회지 생활을 마다하고 술담그는 일에 나섰다.
물골안에서도 한적한 지둔1리. 멧돼지의 울렁찬 울음소리가 들리고, 계명주 익는 냄새가 풍겨갈 무렵 때마침 물골안을 지나 현리로 가는 도로가 포장됐다.
자연히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지기 시작했다.
장씨내외는 죽기전에 하루속히 통일이 돼 계명주가 제고향으로 돌아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리고 그때까지 물골안에서 고구려인의 술을 담그며 살겠노라고 말한다.
물골안 = 이순남 기자
<특징>특징>
▶특징 = 엿기름이 들어가 술이 달다.
그래서 엿탁주라고도 불린다.
알콜도수 11%.냉장고에서 1달 보관 가능. 한달에 5천병정도 생산.
▶원료.효능 = 조청.누룩.솔잎.옥수수.수수. 소화작용을 돕고 폐와 위를 보호하며 원기를 회복시켜준다.
▶문의 = 강변계명주산업사 (0346 - 592 - 0460)
<여행쪽지>여행쪽지>
▶행정구역 = 경기도남양주시수동면
▶특징 = 몇년전까지만 해도 인구 4천5백명이었으나 최근 6천2백명으로 증가.
전원주택붐이 일면서 인구가 늘고 있다고. 주민들은 대부분 벼농사와 특용작물 (취나물.버섯.더덕.부추) 을 재배한다.
수동계곡은 국민관광지로 개발되고 있다.
▶볼거리 = 현리까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지방도로 3백62호선은 드라이브코스로 최고. 축령산자연휴양림 (0346 - 592 - 0681) 은 통나무집에 머물며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통나무집 사용료 2만5천~3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