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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개점 앞둔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둘러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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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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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4년 반이 흐르게 되는 다음달 3일, ‘신세계 센텀시티’가 문을 연다. 연면적 29만3909㎡(8만8900평)에 매장 면적만 12만6447㎡(3만8200평). 국내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25일 오후 찾아간 이 건물의 한쪽 편은 일반 백화점과 달리 철근과 유리로 외부가 보이도록 설계돼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스파랜드’ 간판이 눈에 띈다. 신세계가 개발한 탄산천과 식염천으로 운영하는 온천이다. 1~3층 7934㎡(2400평) 규모인 이곳엔 남녀 욕탕 22개와 참숯·황토·히말라야 소금원석 등 13가지 찜질방이 있었다. 2층엔 소파에 누워 1인용 TV를 볼 수 있는 릴렉스룸과 영화를 상영하는 DVD방이 자리 잡았다. 12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스파랜드의 입장료는 주중 1만2000원, 주말 1만4000원. 구 부회장은 “센텀시티를 지으면서 각국의 복합쇼핑몰을 벤치마킹했다. 백화점과 온천이 결합한 형태는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쇼핑만 하던 시절은 지났다. 온천도 즐기는 시대가 됐다. 스파랜드 위엔 아이스링크가 있다. 2810㎡(850평)짜리로 최대 400명이 이용한다. 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전이경(33)씨가 수석강사다. 건물 꼭대기 3개 층엔 실내 골프연습장이 있다. 비거리 90야드에 60타석이다. 7~8층 CGV영화관은 상영관이 10개인데, 두 개 관은 레스토랑과 결합한 시네드셰프 형태다. 가로 27m, 세로 11.5m짜리 스크린은 국내 최대 규모다. 1만원 정도로 아이는 스케이트를, 엄마는 온천과 찜질을, 아빠는 영화관람이나 골프 연습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숨겨진 비밀들=백화점과 즐길거리를 함께 운영하기 위해 윤순용 개발테넌트팀장은 컨설팅 회사와 함께 일일이 고객의 동선이 어떻게 될지 실험해 봤다. 다수가 이용하는 휴게시설과 명품 매장이 즐비한 고급 쇼핑 공간의 이미지가 충돌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건물 내 시설 중 스파랜드는 유일하게 백화점 쇼핑 매장과 바로 연결된 통로가 없다. 스파랜드 이용객이 매장으로 가려면 건물 밖으로 나왔다가 들어가야 한다. 윤 팀장은 “여성들이 찜질을 해 얼굴이 빨개진 상태에서 백화점 매장을 돌아다니는 것을 원치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이스링크에서 백화점 고급 매장까지 가려면 푸드파크와 몰 형태의 매장을 지나 100여m를 걸어가야 한다.

백화점엔 최상류층을 겨냥한 시설도 있다. 건물 10층의 ‘트리니티 스포츠클럽&스파’는 극소수층이 가입하는 회원제 클럽이다. 회원권 가격이 1억원이다. 서울의 특급호텔 피트니스센터보다도 비싸다. 클럽 내부에 들어서자 바닥에만 조명이 있어 어둑어둑했다. 모든 통로의 너비는 1.5m. 두 명만 비껴갈 수 있었다. 이탈리아 건축가가 사생활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고객의 성향을 고려해 최대한 다른 사람과 마주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멀리, 크게 본다=구 부회장은 경쟁사를 의식, “롯데와의 경쟁을 통해 이익이 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백화점들도 신세계가 들어섬으로써 파이가 커지고 다같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부산 외 주민 흡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구 부회장은 “센텀시티점 매출 중 부산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그는 “울산·거제처럼 소득이 높은 주변 곳뿐만 아니라 서울과 일본·러시아·동남아 관광객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점포의 각 시설을 패키지로 묶은 관광상품을 준비 중이다.

부산=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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