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량카드로 북한 달랠듯

중앙일보

입력 1997.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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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승길 대사의 미국 망명과 북한의 미사일회담 취소로 빚어진 북.미관계 냉각은 어떤 식으로 풀려갈까. 북한과 미국은 현재 미군 유해 발굴작업과 경수로 작업을 진행중이다.

다음달 중순에는 4자회담 예비회담이 예정돼 있다.

대북 추가 식량지원도 시급하다.

냉각의 장기화는 북.미 모두가 원치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이근 (李根) 차석대사는 27일 AFP와의 회견에서 "미국의 장승길 대사 망명 허용은 4자회담 과정에도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게 될 것" 이라고 협박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같은 태도가 '계산된 전략' 이며 "북한의 대미 (對美) 강공이 당분간 지속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미국이 "장대사 망명을 허용한다" 고 발표한 뒤에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미사일회담에 예정대로 참여할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회담이 임박하자 회담 참가를 번복하고 장대사 송환을 요구했다.

미국은 미사일회담 취소와 관련, 일단 "실망스럽다" 고 논평한 뒤 "4자회담이 악영향을 받아서는 안될 것" 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걸음 더 나아가 "장대사 일행이 미국에 '망명' 했다는 발표는 잘못된 것이었다" 며 "망명이 아닌 '임시입국허가상태' " 라고 정정했다.

일단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미 국무부는 이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도적 원조계획은 미사일회담 취소와 관계없이 이행될 것" 이라고 말했다.

외무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세계식량계획 (WFP) 과 유엔식량농업기구 (FAO) 의 '북한가뭄피해조사단' 이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방북했다" 며 "미국은 조만간 시작되는 또 한차례의 유엔 대북식량지원 호소에 적극 동참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미국내 북한 자산의 동결 해제등 상징적 수준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북 금융거래.물자수출 금지를 해제하는 문제도 거론된다.

어쨌든 북한 강공책에 대한 미국의 '북한 달래기' 가 다음달 초엔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외무부의 분석이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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