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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 선 박경리.조정래씨 '젊은 문학혼 일깨울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우리시대 기념비적 대하소설'토지''태백산맥'이 본격적으로 대학 강단에 선다.'토지'의 박경리씨는 연세대,'태백산맥'의 조정래씨는 동국대에 석좌교수로 이번 새학기부터 소설창작론을 강의한다.일제하에서 해방,해방에서 6.25로 이어지는

수난.혼란기를 민족의 생명력과 정서,그리고 민족의 언어로 형상화해 낸 두 대하소설 작가의 창작체험이 자꾸 국적.정체불명의 문장과 정서,개인사적 이야기로 치닫는 젊은 문학도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지난 12일 첫 강의에서

박씨는“소설은 창작 아닌 복제품만 난무하고 시도 삶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취미생활로 전락했다”고 오늘의 우리 문학을 진단했다.이같은 현상은 편리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관념 때문에 빚어졌다고 보는 박씨는 이제 다시 문학은“이성이나

합리.확실성에 매달리기보다 불확실성을 탐구하고 생명과 교감할 수 있는 문학적 감성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직 첫 강의에 들어가지 않은 조씨도 점점 퇴보하고 있는 소설의 문제점부터 지적해 들어가겠다고 밝힌다.요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발랄하고 감각적인 측면에선 뛰어나나 도대체 문장의 기본구조부터가 안 돼있다”는 것.일제하에서 태어나

한글교육도 제대로 못받은 원로작가들이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정확하게 살리고 있는데 비하면 젊은 작가들은 작가로서 최소한의 모국어에 대한 예의도 못지키고 있다는 것이 조씨의 지적이다.

조씨는“예술 창작은 논리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며“불교에서 말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처럼 나의 창작체험을 전해 스스로 깨닫게 하겠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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