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한국 전기차, 미국 경찰이 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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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독자 개발된 전기차가 미국 경찰의 주차 단속용 순찰차로 사용된다.

전기차 전문 생산기업인 CT&T는 미국 경찰에 배터리로만 움직이는 4륜 전기차 ‘e존’ 4000대를 약 5000만 달러에 수출 계약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전기차는 미국 현지 판매 대행사인 T3모션을 통해 각 지역 경찰국에 공급된다. e존은 올해 CT&T가 도로 주행용으로 개발한 전기차로 최고 속도는 시속 55㎞다. 이 전기차는 교류 전류(AC) 모터가 장착돼 있으나 미국 사정에 맞는 직류 전류(DC) 모터로 바꾸기로 했다. 또 에어백·경광등·사이렌, 주차 단속용 카메라와 모니터 등을 부착해 납품할 계획이다.

2006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해 온 CT&T는 그동안 일본과 대만·캐나다·카자흐스탄·피지·인도네시아·터키 등에 수출 길을 개척했다. 이에 앞서 CT&T는 미국 경찰용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달 8∼12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국제경찰청장협회’의 전시회에 참가했다. 전시기간 중에만 100대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경찰국은 25대를 올해 안으로 서둘러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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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이영기 사장은 “미 경찰로부터 국산 전기차의 디자인과 성능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아 미국·유럽산 전기차를 제치고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며 “쇼핑몰과 캠퍼스의 보안을 담당하는 사설 보안업체, 우편배달차를 전기차로 바꾸려는 미연방 우정국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미국 내 2500여 개의 쇼핑몰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5개 대형 보안업체 회장단과 다음 달 초 합동 구매상담도 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최소 5000대 이상 계약될 것”이라며 “경찰에 공급하는 물량을 합하면 미국 내 최대 물량은 1만 대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산 전기차가 미국에서 이처럼 관심을 끄는 이유는 휘발유차에 비해 유지비를 90% 이상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기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2∼3t 낮출 수 있는 친환경차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도로 주행 못해=앞으로 미국 도로를 누빌 국산 전기차는 정작 우리나라 도로에서는 ‘찬밥’이다. 최고 시속이 60㎞에 못 미치는 근거리 이동용 저속 전기차는 도로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고, 일반 자동차의 안전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주행을 못 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산 전기차는 골프장용 전동 카트에 머물고 있다. 지금까지 5000여 대의 전기차를 국내 골프장에 팔았다. 올 상반기에는 계약 기준 75%의 점유율로 일본 전기차 업체들을 제치고 골프 카트 시장 부동의 1위다.

국토해양부 주현종 자동차정책과장은 “시속 80㎞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완성차의 안전기준을 만족하는 전기차는 현 법규상 도로를 주행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이 같은 전기차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의 중소 도시 도로처럼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저속 전기차의 도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도로 사정이 다른 우리가 이를 벤치마킹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기차 전문가로 꼽히는 KAIST 장순흥 부총장은 “고속도로를 달릴 것도 아닌데, 정부가 저속 전기차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비해 환경 면에서 분명 깨끗하고 경제성 면에서도 앞서 있는 만큼 저속 전기차를 국내 주력 산업으로 키워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전기차를 사륜자전거로 규정해 브레이크와 안전벨트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만 장착하면 도로 주행을 허용하고 있다고 장 부총장은 덧붙였다. 미국에선 51개주 가운데 47개 주가 전기차의 도로 주행을 허용했다. 현재 일부 국회의원이 저속 전기차의 도로 주행을 허용하는 쪽으로 의원입법을 준비 중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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