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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가지 잔에 담긴 1000가지 벨기에의 맛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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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호 11면

초콜릿에 대한 인식을 다이아몬드 수준으로 끌어올린 고디바 초콜릿은 벨기에산이다. 현재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 마르틴 마르지엘라, 드리스 반 노튼, 앤 드묄레미스터 역시 벨기에 출신. 홍대 앞 카페 골목은 지금 벨기에 디저트 와플의 고소한 향기로 가득하다. 어느새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최전방에 포진한 ‘from 벨기에’ 코드.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할 것이 생겼다. 바로 맥주다.

최근의 맥주는 트렌드에서 멀어져 있다. 여름에는 ‘와인’에 밀리고, 겨울에는 ‘사케’에 밀려 맥주의 현주소를 비약하자면 제 맛은 잃고 겨우 소주와 폭탄주로 얽혀 사는 신세다. 하지만 벨기에 맥주는 다르다. 외국인과 유학파가 많이 몰리는 홍대 앞 카페와 클럽에서 요즘 소리 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맥주는 ‘호가든’이다. 화이트 맥주로 분류되는 이 맥주는 투명한 컵에 옮기면 빛깔은 잘 익은 사과를 갈아 만든 주스 같다. 그런데 향은 오렌지 향이 나고, 맛은 시큼쌉싸래하다. ‘시원하고 깔끔한 목 넘김’이라는 기존 맥주의 수식어를 빌려 설명하기에 벨기에 맥주에는 독특한 개성이 넘친다.

술 맛을 좀 아는 여행가들은 벨기에를 ‘맥주 박물관’이라고 표현한다. 일단 프랑스의 와인만큼 다양한 1000여 종의 맥주가 존재한다. 마을마다 양조장이 있고, 저마다 개성 있는 맥주를 만들기 때문이다. 맥주공장 한 곳에서 22가지의 맥주를 생산하는 게 벨기에에서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맥주 전문 사이트와 애주가들이 뽑은 ‘세계 최고의 맥주’ 1위에 빛나는 ‘트라피스트 베스트벨레테레(Trappist Westveleteren)’ 맥주는 특이하게도 벨기에의 수도원에서 만든다. 수도원 맥주 중에서도 특별히 맛과 향이 최고급인 맥주를 ‘트라피스트’라고 부른다.

그럼 브랜드와 양조자만 다양한가? 그렇지 않다. 체리·나무딸기·버찌·복숭아·블루베리 등의 열매를 사용해 와인처럼 달콤한 맛과 향이 나는 과실 맥주 람빅(Lambic·효모를 첨가하지 않은 맥주)이 있는가 하면 샴페인처럼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오는 스파클링 맥주도 있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이 다양한 맥주마다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기에 최적으로 제작된 잔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기가 막히게 딱 한 병의 양이 담긴다!

벨고

벨기에 맥주의 종류와 특징
1 트라피스트 맥주 Trappist Beer
트라피스트 수도회 소속 수도원에 있는 양조장에서 만들어진다. 상면발효 효모를 사용해 병 속에서 2차 발효, 3차 발효가 이루어지며 알코올 도수가 높고 신선한 과일 향과 맛이 난다.

2 수도원 맥주 Abbey Beer
트라피스트 수도회 이외의 수도원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상업적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맥주.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높고, 색은 다갈색을 띠며 맛이 진하다.

3 골든 에일 Golden Ale
알코올 도수가 높고 황금색을 띠며 거품이 풍부하고 감칠맛이 나는 게 특징.

4 람빅 맥주 Lambic Beer
벨기에 브뤼셀 근방에서만 주조되는 매우 독특한 스타일의 맥주다. 야생효모와 박테리아를 이용한 자연발효에 의해 양조된다. 드라이하고 신맛이 나며 빛깔은 약간 탁하고 거품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5 스페셜 맥주 Specialty Ale
전형적 맥주 스타일에 적용되지 않는 맥주. 벨기에에서는 소규모의 독립적 양조장에서 지역 특성에 맞게 개성 있는 맥주를 주조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6 화이트 맥주 White Beer
맥아화하지 않는 밀을 대량으로 사용해 만든 연노란색 맥주. 거품이 풍부하고 오렌지 껍질 같은 색다른 원료를 이용해 상쾌한 향기와 신맛이 난다.

7 세종 맥주 Saison Beer
벨기에 왈로니아 지방에서 주로 양조되는 계절 맥주. 과거의 농부들은 겨울에 주조해 저장했다가 여름에 마셨지만, 지금은 농촌 양조장에서 연중 생산된다. 장기간 저장을 위해 호프나 스파이스를 많이 사용해 쓴맛이 강하지만 풍부한 과일 향 또한 매력적이다.

8 레드 에일 Red Ale
서 프랑드르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신맛이 두드러진 맥주. 보리 대신 빨간 보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짙은 빨간색을 띠며, 새콤달콤하고 상쾌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로덴바흐 양조장의 레드 맥주가 표준.

9 브라운 에일 Brown Ale
동 프랑드르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갈색의 신맛이 두드러진 맥주. 리프만스(Liefmans) 양조장에서 1600년대의 전통적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표준이다.

10 필스너 맥주 Pilsner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마시고 있는 맥주 스타일로 벨기에에서 판매되는 맥주의 약 70%는 필스너 맥주다.


벨기에 맥주 전문점, 벨고
POSCO 본사에서 선릉역 방향 먹자골목 입구에 위치한 ‘벨고’는 국내에서 처음 론칭한 벨기에 맥주 전문점이다. 상호인 벨고는 ‘고 벨지움(Go Belgium)’이라는 의미. 우리가 몰랐던 맥주의 본고장, 벨기에의 맥주 문화와 전통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맥주 애호가의 천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답게 다양한 스타일의 벨기에 맥주를 갖추고 있다. 시중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호가든, 레페, 스텔라 아르투아 등은 물론이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벨고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벨기에 맥주가 9종이나 된다. 밝고 시원하게 탁 트인 실내 인테리어와 야외 테라스, 벨기에 맥주와 잘 어울리는 홍합 요리를 비롯한 안주들도 특별하다. 술 맛으로 벨기에를 여행하자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선택할 만한 장소다. 문의 02-568-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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