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뛰는 범죄 불안한 신도시-신도시 치안상태

중앙일보

입력 1996.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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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입주가 거의 마무리된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등 5개 신도시의 치안상태가 여전히 허술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는 정부가 신도시건설을 발표하면서 계획했던 경찰서와 파출소를 제대로 설치하고 있지 않은데다 경찰관과 장비마저 부족해 치안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산과 평촌에는 아예 경찰서 한곳도 없는 실정이며 그나마 파출소도 턱없이 부족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신도시 범죄에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실태=10월29일 밤 일산신도시 흰돌마을에서는 沈모(42.
회사원)씨가 집안에 침입한 강도와 맞서다 부엌칼로 범인을 찔러숨지게한 사건이 발생했다.
沈씨의 부인(37)은 『파출소가 아파트에서 2㎞나 떨어져 있어 다른 지역주민들이 이 지역을 「외딴 섬」으로 부른다』며 『저녁만 되면 항상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검거된 「막가파」일당이 분당신도시의 주유소를 털기도 했다.
또 9월3일 새벽 수내동 중앙공원에서 여고2년생 閔모(16)양이 바람을 쐬다 20대남자에게 강간당했고 7월8일에는 정자동상록마을 라이프아파트 주차장에서 崔모(4)양이 같은 아파트에 사는 金모(37.무직)씨에게 강간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주민 이숙은(李淑銀.29.주부.분당구수내동 한진아파트)씨는 『밤에는 순찰도는 경찰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 해만 지면 아예현관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나가지 않는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평촌신도시에서는 올들어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차량 80여대의 카스테레오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촌신도시 목련마을 우성아파트 최호경(崔浩慶.41)씨는 『평촌의 경우 경찰서가 조성되지 않은데다 관내가 과천경찰서여서 사소한 사고가 발생해도 13㎞가량 떨어진 과천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5개 신도시에서는 올들어 지난8월말까지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등 5대 범죄가 총 1천3백35건이나 발생했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백51건에 비해 1.4배나 증가한 것이다.
◇경찰력=지난 8월말 현재 1백16만4천2백65명이 입주한 5개 신도시의 24개 파출소 경찰관 수는 3백23명.
경찰관 1인당 평균 3천6백5명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이는 전국평균 1천1백37명과 경기도 평균 1천9백27명에비해 각각 3.17배와 1.87배 많은 것이어서 경찰력 부족이심각함을 반증하고 있다.
***현장 나가보지도 못해 신도시 파출소 가운데 치안수요가 가장 많은 곳은 일산신도시 주엽2동 주엽파견소.이곳은 소장을 포함한 11명의 직원이 7만8천1백37명의 치안을 맡고 있다.
경찰 1인당 무려 7천1백명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특히 이 파견소는 파출소가 조성되지 않아 9평 남짓한 컨테이너를개조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진돈(朱鎭敦.51)주엽파견소장은 『밤이면 2교대로 나눠 소장 1명과 경찰관 5명등 6명이 근무를 서고 있다』며 『사건이잇따라 발생할 경우 제대로 현장에 나가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92년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일산신도시의 인구는 현재 25만명.정부는 당초 지난해말까지 경찰서 1곳과 파출소 15곳을설치키로했으나 현재까지 파출소 4개소만 설치한 상태다.
5개 신도시에는 모두 58곳의 파출소가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24곳만 설치됐다.
7곳의 파출소가 설치될 계획이었던 평촌에는 현재 3곳만 문을열었다. ◇대책=경기도지방경찰청은 내년중 우선 일산신도시에 경찰서 1곳을 신설하고 5개 신도시에 총 4~5곳의 파출소를 증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당초 5개 신도시 전체에 58개로 계획했던 파출소 숫자를 최근 인구 3만명당 1명꼴로 기준을 완화해 34개만 설치키로 계획을 변경했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예산확보가 어려운데다 경찰 전체적으로 인력이 부족해 경찰서및 파출소 증설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밝혔다. 이에따라 신도시 전역에서는 아파트 단지 또는 마을별로주민자율방범대를 조직,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순찰을 돌며 범죄예방에 나서는 곳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전익진.엄태민.김현정.최지영 기자〉 5대범죄 크게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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