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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아이가 어른 흉내를 내도 안되지만 어른이 아이가 되려고 해도다친다. 사회의 법도는 나이를 거스르는 순진한 행동을 인정하지않는다. 원하든 원치않든 나이대로 살아야하는 것은 세상의 질서다.그래서 나이는 이데올로기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감독이 연출한 신작 『잭』은 이런 나이의질서를 거슬러보고 싶은 어른의 심정을 성장속도가 보통사람의 4배나 되는 애늙은이 「잭」을 통해 역설적으로 그려본 영화다.
불쑥 나온 배와 벗겨진 이마를 가진 40대 중년의 사나이 잭(로빈 윌리엄스)은 실은 조로증에 걸린 열살난 어린이.뒤늦게 초등학교에 들어간 잭은 『웬 아저씨?』라는 급우들의 놀림에 당황하지만 타고난 착한 심성으로 차츰 친구를 만들고 학교에 적응해간다. 영화는 그 과정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따라가다가 두 장면에서 악센트를 찍는다.
구더기를 넣은 수프를 먹으라는 친구들의 강요에 못이긴 잭이 두 눈을 꼭 감고 삼키는 장면과,술집 구경을 간 잭이 그곳에서마주친 친구어머니의 키스공세를 피하다가 옆에 있던 사내에게 주먹질당하는 장면.
야만적인 아이들세계와 폭력적인 어른세계 양쪽에서 상처를 입으면서도 순수한 마음씨로 양자를 아우르며 성장하는 잭의 모습에 감독은 영화의 주제를 부여한다.
『스타일보다 주제가 중요한 영화』라고 감독이 고백했듯 스토리구성은 할리우드식 성장드라마의 반복이어서 진부하고 관념적인 느낌을 준다.
오히려 거장의 작품이라는 기대를 접고보면 부담없이 의미를 즐길 수 있는 소품이다.
잭역의 로빈 윌리엄스가 어른속의 아이를 성심껏 연기하지만 어딘지 힘겨워보이고 매너리즘에 빠진 인상이어서 아쉽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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