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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 2012년 수신료 10% 인하 … 고강도 개혁안 확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일본 공영방송 NHK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경영위원회가 14일 수신료를 2012년부터 10% 내리는 고강도 개혁안을 확정했다. 또 현재 17개인 자회사를 향후 5년 동안 12개 정도로 정리하고, 위성방송도 3개에서 2개로 줄이기로 했다. 5400명인 지역 영업직원을 앞으로 3년 동안 1000명 정도 감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NHK의 수신료 인하는 1950년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현재 가구당 두 달에 2690엔(약 3만3000원)씩의 수신료를 징수하고 있다.

NHK가 개혁안을 마련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잇따라 터진 내부 비리로 시청자들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2004년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가요홍백전’ 제작비 부정지출 문제가 발각된 데 이어 직원들의 부정, 정치권 압력에 굴복해 프로그램을 왜곡한 사건 등이 터졌다. 3년 임기인 NHK 회장을 97년부터 세 차례 연임해 온 에비사와 가쓰지(海老澤勝二) 회장은 제작비 착복 등의 직원 비리 사건으로 인해 2005년 퇴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 하시모토 겐이치(橋本元一) 회장도 NHK 보도국 기자 등 3명이 동료의 특종기사를 이용해 주식 투자한 사건이 드러나 사임했다. 이렇게 되자 일본 사회 일부에서 NHK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시청료 납부 거부 운동이 벌어져 시청자의 30% 이상이 내지 않는 사태로 비화됐다. 그러자 NHK가 자발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신뢰 회복에 나선 것이다.

시청료 인하는 2011년까지는 보류된다. 지상파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완전히 이행하기 위해선 난시청 지역 대책 등 3년간 총 660억 엔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NHK가 추정하는 2011년도 수신료 수입은 6800억 엔이다. 2012년부터는 10%에 해당하는 연 680억 엔의 수입이 줄어든다. NHK 경영위원회는 수신료 납부율을 2011년까지 75%, 2013년까지 78%로 끌어올리면 수신료 인하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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