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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리안] 파리서 빛난 예술가 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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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사진을 찍는 형과 조각을 하는 동생이 프랑스 파리에서 공동전시회를 열었다.

'서울의 사진'과 '파리의 조각'이라는 컨셉트로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박상훈(51.(右))씨와 파리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박상희(48)씨의 '형제전'으로 지난달 28일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시작돼 이달 12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회에 두 사람은 사진 20여점과 조각 10여점을 선보였다. 사진작가 박상훈씨는 바위.나무.여자를 피사체로 자연의 모티브를 풍경에 담았다.

"돌이나 나무 같은 자연의 요소 속에서 저를 보고, 저의 내면에서 그것들을 봅니다. 자연은 명상하고 있는 신성한 존재들 같아요." 그는 무생물과 생명체가 하나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4대 광고상인 칸 국제광고제 금사자상(1997년)과 뉴욕 광고페스티벌 금상(94.96년) 을 받았다.

조각가인 동생 박상희씨의 작품은 이미지가 강렬했다. 그는 나무.돌.금속.유리.시멘트.깃털과 같은 일상의 소재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재조합, 작품의 오브제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공간의 기억''시간의 초상' 등 전시된 작품은 시각화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이미지를 시적 은유로 풀어낸 것이었다. 중앙미술대전 특선 및 장려상(89.90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90년) 등 다채로운 수상경력이 있는 그는 이번 전시회가 2001년부터 파리에서 해온 작업의 결산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평가가 궁금했다. 상훈씨는 "동생의 작품에는 부정적인 현실을 긍정적으로 보고자 하는 맑은 눈과 상상력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동생 상희씨는 형의 작품을 포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형의 작품에는 언제보아도 여백의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운 정신의 존재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과 '파리'라는 작업 공간의 차이, '사진'과 '조각'이라는 장르의 이질감을 넘어선 형제의 전시회는 예술의 본고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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