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증시 반등? 버핏에게 물어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세계 증시 반등의 계기를 보려면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를 살펴라.”

요즘 증권가에 도는 말이다. 구체적인 보고서를 낸 증권사도 있다. 버크셔는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 달인으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다. 보험과 투자가 주업이지만 유망 기업을 통째로 사들이기 때문에 에너지·의류·가구 등 손이 안 닿는 곳이 없을 정도다. 주가는 7일(현지시간) 현재 주당 12만4000달러(약 1억7300만원)다. 뉴욕 증시에서 가장 비싸다.

버크셔와 계열사는 지난달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류 기업에 돈을 쏟아붓다시피 하고 있다. 골드먼삭스에 50억 달러, 제네럴일렉트릭(GE)에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그룹(47억 달러)과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BYD(2억3000만 달러)도 돈을 받아갔다. 버핏에게 ‘인간 구제금융’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버크셔가 투자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업계 1등이란 것이다. 증시가 한번 고꾸라졌다 반등할 땐 1등 기업이 가장 유리하다. 어려움을 견디지 못한 경쟁자들이 하나 둘 나가떨어지면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분야의 주도 기업 주식만을 골라 담는 버크셔의 주가를 살피란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물론 버크셔 주가도 지난달 말 이후 많이 빠졌다. 하지만 다른 기업에 비하면 잘 버티고 있다. 7월 말까지 연초 대비 20% 가까이 빠졌던 버크셔 주가는 현재 낙폭을 11% 정도로 줄였다. 지난달 중순엔 한때 연초보다 5% 넘게 오르기도 했다. 반면 미 다우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28%나 빠진 상태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만약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미국 대공황 같은 상황으로 흐른다면 일등 기업도 피해갈 수 없다”며 “버크셔 주가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건 시장의 공포가 아직 대공황 때만큼은 아니란 뜻”이라고 해석했다.

버핏의 오랜 파트너인 찰리 멍거 부회장은 2003년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내 생전에 1973~74년 같은 호시절을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주가는 거의 반토막에 가깝게 추락했다. 증시가 망가질 때 지나치게 많이 빠진 우량주를 사는 게 최고의 투자란 얘기다. 같은 자리에서 버핏은 “훌륭한 비즈니스맨이란 명성을 남기고 싶다면 장사가 잘 되는 사업만 인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선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론 ‘투표 집계기’지만 장기적으로는 ‘계량기’”라고 했다. 짧게 보면 탐욕과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휩쓸려 가는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이지만, 길게 보면 기업 가치를 찾아간다는 뜻이다.

김선하 기자

◆버크셔 해서웨이=1830년대 세워진 직물회사에서 출발했다. 1960년대 워런 버핏이 사들여 현재의 투자회사로 바꿨다. 지난해 매출은 1182억 달러, 영업이익은 220억 달러였다.

[J-HOT]

▶ MB, 친북좌파 '정권 흔들기'에 공개 경고장

▶ '발끈 영선' '호통 영선'…국감 아수라장

▶ "명품 샤넬, 이사 가라" 롯데백화점의 배짱

▶ '최진실 괴담' 증권사 여직원 개인정보 떠돈다

▶ 전라 출연, 집단 혼음…관객 "너무 충격" 항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