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延大서 7개국 장애인청소년 詩낭송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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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물소리.음악소리.예쁜 아가 울음소리 다 들리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들리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알 수 있어요.아름다운 마음의 소리들을….』 9일 오후8시30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서울 삼성학교 중등부 2년 김희정(金禧廷.
15.여)양이 자작시 『아름다운 소리』를 낭송하고 있었다.
생후 9개월때 뇌막염으로 청력을 잃은 金양의 시낭송은 알아듣기조차 힘들었지만 5백여명의 청중들은 「아름다운 마음」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은평천사원(원장 趙奎煥)이 주최한 「96국제 장애청소년 초청시낭송회」는 한국.미국.일본.브라질등 세계 7개국의 시를 사랑하는 9명의 뇌성마비,청각및 지체 장애 꼬마시인들이 자작시를 낭송하며 언어와 국경을 초월한 인간애를 확인하는 마당이었다.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브라질의 「꼬마시인」장 P 키리노(12)군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채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시를 낭송해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열심히 공부해서 나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돕는 시를쓰는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그 마음을 시에 담았죠.』 키리노군의 통역을 맡은 심용주(沈用周.19.외대포르투갈어과2)군은 『이번 행사의 자원봉사를 통해 장애인,그것도 어린이 장애아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이 심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조촐한 시낭송회 중간,세계적인 첼리스트 장한나양이 또래 친구들을 위해 막스 브루흐의 『아베마리아』를 연주,장애인 친구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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