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프로야구단에 겨눠진 메스가 어디까지 도달할까.
LG그룹은 올여름 야구단 감사를 실시했다. 시즌 중에, 그것도 한 달이 넘게 진행됐다. 2000년 이후 성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좀처럼 회생할 조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사 결과 김연중 단장과 스카우트팀장이 최근 교체됐다. 야구단 상층부까지 문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LG가 어떤 모습으로 환골탈태할지 야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롯데의 문학경기. SK 선수들이 9회 말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김강민을 에워싸고 기쁨을 만끽하는 사이, 굳은 표정의 롯데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인천=뉴시스]
LG는 1998년부터 감독 대행을 포함, 무려 7명의 사령탑이 교체됐다. LG를 ‘감독의 무덤’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 기간 중 성적은 2002년 한 차례 준우승했을 뿐 2003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서울 라이벌이라는 두산에 거의 매년 밀리며 관중도 떨어져 나가는 양상이다. 올 시즌 누적 관중도 두산에 비해 10만 명 이상 뒤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이상 감소했다. 바닥권을 헤매는 저조한 성적 탓이다.
감독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현대에서 모셔온 김재박 감독은 지난해 5위, 올해는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할 처지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5월부터 팀이 꼴찌를 달리면서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감독이 먼저 나서 1-2군 코칭스태프를 맞교체하든가, 2군 선수를 대거 올려 주전 선수들에게 자극이라도 주는 게 상례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초반 어렵게 출발한 삼성이 과감한 세대 교체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쥔 것과 비교된다.
그러나 김재박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침묵했다. 구단 상층부도 마찬가지였다. 이 와중에 코칭스태프 간 알력이 생기면서 시즌 내내 선수단 전체가 어수선했다. LG 관계자는 “김재박 감독이 LG에선 왜 이리 소극적인지 잘 모르겠다. 카리스마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LG 이영환 신임 단장은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구단 분위기 일소를 위해 지원도 하고, 때로는 채찍도 들 것임을 강조했다. 이 단장은 “어느 해보다 신고선수를 포함해 신인을 많이 충원했다(총 16명). 들어오는 선수가 있으면 자연스레 나가는 선수도 있는 것”이라며 대대적인 선수단 물갈이를 암시했다. 또 “유망주는 유망주대로 키우면서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팀에 필요한 선수도 자유계약선수(FA)나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