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까지 오는데 가장 힘들었던 관문은.
“결승전도 힘들었지만 강유택 초단과의 준결승전이 특이 험난했다.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운이 따라주었다.”
-한국 바둑은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등의 최상위급과 강동윤 8단, 김지석 6단 등의 고단자 신예들, 그리고 초·2단 강자들의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같은 초·2단 강자 중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기사는.
“최근에 입단한 기사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다 세다. 내가 우승은 했지만 실력은 다 비슷하고 당일의 운이 승부를 결정할 뿐이다. 사실은 연구생들도 실력이 다 비슷하다.”
-성격이나 기풍이 퍽 낙관적이란 평가인데. 고수들은 대체로 비관적인 성향을 띠지 않는가.
“낙관적인 정상급 선배 기사로 유창혁 9단과 조한승 9단이 있다.”
-중국 바둑의 추격이 기세다. 한·중 대결의 장래는 신예들의 힘이 결정할 텐데 중국을 이길 자신이 있나.
“중국 기사와 많이 둬보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엇비슷한 전력이 아닌가 싶다. 연구생까지 포함하면 우리가 좀 더 세지 않을까. 입단 문호를 넓혀 더 많은 강자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프로 입단이 하도 힘드니까 입단 전엔 문호 개방을 원해도 입단 후엔 생각이 바뀌는 것을 많이 봤다. 김승재 2단은 그런 점에서 좀 특이하다.
“실력은 비슷한데 나이가 차 어쩔 수 없이 바둑판을 떠나는 것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다. 강자들이 많이 들어와야 유망주도 많이 출현하고, 그래야 바둑이 더 재미있는 것 아닌가.”
-올해의 목표는.
“꾸준히 성적을 내고 싶고 우승도 많이 하고 싶다. 그러나 어려운 과제가 있다. 신예는 많지만 거기서 허물을 한 겹 벗고 정상권으로 들어서기란 매우 어렵다는 창하오 9단의 말에 공감한다. 한 겹의 허물을 어떻게 벗느냐, 그게 문제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