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白書-흰표지의 정부 공식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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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白은 「엄지 손톱의 흰 부분」으로 「희다」「분명하다」는 뜻이며(96년4월28일자 「行樂」참고),書는 「붓(聿.율)으로 말하는 것(曰)」,곧 「쓰다」「글씨」「책」의 뜻이다(95년10월11일자「讀書」참고).
따라서 白書라면 「희게 쓴 글씨」,또는 「흰 곳에 쓴 글씨」다.손빈(孫)은 손자(孫子)의 후손이다.함께 배웠던 위(魏)의장군 방연(龐涓)이 손빈의 재능을 시기한 나머지 그를 불러 두다리를 자르고 이마에는 먹을 쳤다.창피해서라도 숨어 살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그러나 손빈은 천신만고 끝에 제(齊)나라로 탈출해 국방의 고문이 되었다.후에 두 나라가 싸울 때 방연이 추격해 오자 손빈은 마릉(馬陵)계곡 길 옆의 나무 껍질을 벗긴뒤 흰 부분에다 「방연은 이 나 무 밑에서 죽으리라」고 쓴 다음 일등 사수를 매복시켜 이곳에 불이 켜지는 순간 일제히 사격을 개시하도록 했다.과연 날이 저물어 도착한 방연이 궁금하여 불을 켜고 보는 순간 화살이 빗발쳤다.궤멸되었음은 물론이다.방연은 『내 기어코 녀 석의 이름을 떨치게 하고 말았구나』 하고는 목을 찔러 자결하고 말았다.
또 하나는 정부의 공식 조사보고서다.곧 국정 전반에 걸쳐 실제 상황과 장래 정책을 널리 알림으로써 국민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기 위해 정부가 발표하는 문서다.17세기 영국 정부가 발간했던 공식 외교문서였는데 그 표지(表紙)가 흰색이 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영어로는 「화이트 페이퍼(white paper)」라고 한다.반면 의회의 보고서는 푸른 표지였으므로 청서(靑書)라고 부른다.
정석원 한양대 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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