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인표.이정재 주연 영화 "알바트로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지금 방송가엔 『이정재를 잡아라』는 특명이 떨어져 있다.『모래시계』로 인기 절정에 있을 때 입대했다 지난달 27일 제대한그를 선점하라는 것이다.이정재의 인기는 군복무 기간중 오히려 증폭된 느낌이다.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 한편으로 우상으로 떠오른 차인표나 잘 생긴 개그맨으로 인기 상종가를 기록하다입대한 이휘재의 경우도 비슷하다.
6일 개봉되는 영화 『알바트로스』(사진)는 이들 3명의 스타가 같은 기간에 군복무중이 아니었으면 탄생할수 없었을 법한 영화다.국방부와 대일필름이 23억원의 제작비를 공동투자하고 국군홍보관리소가 전폭적으로 제작지원을 한 이 영화의 기본성격은 70년대까지 이어져 오던 반공영화.
주인공은 40여년만에 북한을 탈출한 조창호 소위를 모델로 한경민(차인표)과 그의 라이벌 평산(이정재).해방정국에서 우익세력이었던 경민은 국군 소위로 전쟁에 참가하고 평산은 인민군이 된다.표면적인 줄거리는 인민군의 포로가 된 경민 이 평산의 전향 권유를 뿌리치고 30년간을 기다려 탈출하기까지의 얘기다.그러나 영화의 실제 초점은 귀순자의 증언을 토대로 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참혹한 실상과 경민의 불굴의 군인정신을 보여주는데맞춰져 있다.영화속의 북한군은 모두 악당들이고 경민은 강하고 착하며,반공이념으로 무장돼 있다.군대에서 틀면 군인정신을 강조하는 교육용 영화고 일반극장에서 상영하면 영락없이 낡은 반공영화의 전형이다.
여기에 몇가지 기교가 들어간다.경민.평산과 한 여인의 삼각관계는 『모래시계』와 흡사하다.경민과 사랑에 빠진 여자를 사랑하는 평산은 분단이 되고 정치보위부의 간부가 되고도 그녀가 준 손수건을 바라보며 혼자 산다.그리고 그녀의 애인인 경민의 탈출을 도왔다가 죽음을 맞는다.
『모래시계』에서 이정재가 보여준 역할과 같고 연기의 분위기도흡사하다.경민의 탈출 스토리는『쇼생크 탈출』과 『빠삐용』의 휴먼 드라마를 본뜨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그런 감동은 재현되지 않고 상투적 반공영화에서 받아야 했던 개운치 않 은 뒷맛이 남는다.
남재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