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holic과 함께 걷는 서울성곽 한바퀴 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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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길을 찾아서

■ 숭례문~소덕문(서소문) 터~이화여고~돈의문

남산에서 내려와 힐튼호텔 앞을 지난 서울성곽은 4대문 가운데 정문격인 숭례문으로 연결된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은 ‘불로 불을 막는다’는 풍수지리에 기반을 두고 지어졌다. 현판을 세로로 쓴 것도 글씨가 불꽃이 타오르는 모양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불로 불을 막으려 세운 숭례문은 지난 2월 어처구니없는 화재로 소실돼 그 웅장했던 위상은 온데간데없고 석축과 홍예문만이 남았다. 그로 인해 서울 성곽로를 잇는 산책은 커다란 상실감을 용납해야만 하는 걸음이 되고 말았다.

높다란 가림막 뒤로 보이는 숭례문은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광복절 일반에 처음 공개된 복구 현장은, 2012년 복구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일반에 공개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12시와 오후 1시~3시에 30분 간격으로 하루 6회에 걸쳐 진행된다. 문화재청 홈페이지(www.cha.go.kr)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다. 시청역 8번 출구, 서울역 3번 출구를 이용하면 바로 숭례문으로 찾아올 수 있다.

높다란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숭례문 복구 현장.

숭례문으로 연결된 서울성곽은 서쪽 옆의 대한상공회의소 빌딩 좌측 담으로 이어진다. 옛 성벽 위에 화강암 돌을 얹어 복원한 서울성곽은 올리브타워까지 100m 남짓한 거리다.
숭례문과 상공회의소 사이의 서측도로 구간에는 옛 서울성곽 자리가 돌무늬 그림으로 도로바닥에 표시돼 있다. 길이 39m, 폭 2m의 이 돌무늬 그림은 문화재청이 광복 63주년을 맞아 숭례문 복구와 함께 숭례문 좌·우측 성곽 일부를 복원하기로 하고, 우선 숭례문과 연결됐던 옛 서울성곽자리를 바닥그림 형태로 살린 것이다.

서울성곽으로 복원돼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좌측 벽면.

올리브타워를 지나면 성곽의 흔적은 다시 사라지고 숭례문북길 건너 철탑주차장이 하나 보인다. 철탑주차장 좌측에는 중앙일보(호암아트홀) 사옥이 있다. 철탑주차장을 지나 서소문로에 이르러 바로 오른쪽 인도 위쪽을 살펴보면 철탑주차장 내 축대위에 소덕문 터 표석이 보인다.
4소문 중 서남쪽에 자리했던 소덕문은 서울의 서소문으로 태조 5년(1396)에 세워졌다. 성종 3년에 예종의 비 한씨의 시호를 소덕왕후라 하면서 이 이름을 피해 소의문으로 개칭했다 한다. 광희문과 함께 시체를 성 밖으로 옮긴 통로이자, 중대범죄를 저지른 죄인들을 처형하러 가던 통로였다. 1914년 일제에 의해 철거돼 지금은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서소문동이라는 동명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소덕문터 표석

서울성곽은 소덕문(소의문)을 지나 현재 경남은행자리, 이화여고, 창덕여중을 거쳐 강북삼성병원 옆 돈의문 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고 방향으로 직접 갈 수 없으니 우회해야 한다.
일단 소덕문 터가 있는 철탑주차장에서 좌측 중앙일보 사옥을 따라 서소문로를 내려오면 경찰청 앞 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에서 서대문역 방향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170여m쯤 들어가면 맞은편으로 경찰청이 보인다. 여기서 농협중앙회 방향으로 들어가면 이화여자고등학교 서문이 있다. 이화여고 서문으로 들어가면 야외원형극장 위에서 도서관 뒤를 지나 창덕여중 후문으로 서울성곽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경찰청 앞 사거리에서 연통부길이라는 골목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동화약품 본사가 나오는데, 일제 강점기 상해임시정부의 국내 비밀 연락기관인 서울연통부가 있던 곳이다. 서울연통부지에서 더 들어가 길 끝에서 좌회전 해 나가면 맞은편으로 경찰청이 보인다. 여기서 우측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화여자고등학교 서문으로 통한다.

이화여자고등학교 서문

이화여고 내 성곽의 흔적을 둘러본 뒤 다시 서문으로 나와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 농협중앙회 빌딩 옆 골목으로 올라가면 창덕여중 뒤쪽 담장이 나온다. 담장 밑으로 성곽의 흔적이 남아 있고, 담장에는 ‘서대문 성벽의 옛 터’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성곽의 흔적이 남아 있는 창덕여중 후문 담장

창덕여중 담장을 따라 문화일보 사옥으로 나아가면 서대문길이 나오고 걸 건너에는 4.19 기념회관과 강북삼성병원이 보인다. 우측으로 조금만 올라가 정동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강북삼성병원 옆 나지막한 언덕에 서대문인 돈의문 터 표지가 있다.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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