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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형 공립고 82곳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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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천시 강화군 강화고는 올해 중2 학생들이 입학하는 2010년 3월부터 기숙형 공립고로 새롭게 문을 연다. 전교생(720명) 가운데 430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네 명이 한방을 쓰며, 방과 후엔 수준별로 심화 교육을 받는다. 기숙사에는 수능 영역별로 관리 교사가 있어 특별 지도도 이뤄진다.

이처럼 전국에서 농어촌 지역 82개 고교가 26일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중 하나인 기숙형 공립학교 지정 및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한 학교에 38억원씩의 기숙사 건립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기숙사는 올해 말 착공한다. 지역별로는 전남 지역 고교가 16곳으로 가장 많다.

◇기숙형 공립고의 장점=기숙형 공립고로 선정된 전남 도초고는 지난 대입에서 경인 지역 대학에 두 명, 광주교대에 4명을 진학시켰다. 이 학교 박종월 교장은 “기숙형 공립고로 전환된 이후엔 사교육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전남 도서 지역 학생들이 공교육을 통해 대입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숙형 공립고는 주로 비평준화 지역에 있어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입시 대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학생들은 기숙사비·급식비 등을 포함해 월 20만~40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낙후 지역 학생들은 별도의 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또 기숙형 공립고 선정 학교들은 지역의 우수 인재 유출을 막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떻게 뽑고 가르치나=기숙형 공립고는 전국적으로 학생을 모집할 수 있다. 주로 일반전형에서는 지역 인재들을 뽑지만 특별전형(지역 외 전형)을 통해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다. 전형은 중학교 내신을 주로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별 전형 방식은 내년 9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기숙형 공립고 교장들은 우수한 교사들을 초빙할 수 있다. 정원의 20%까지 가능하다. 강화고 오두환 교장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논술반·구술면접반 등 학생들의 필요에 맞는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숙형 공립고들은 독서·영어·한자능력 배양 프로그램, 방과 후·주말을 이용한 보충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인성 및 예절교육을 강화하려는 학교도 있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국고 3000여억원이 들어가는 기숙형 공립고가 ‘24시간 입시학원’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기숙형 공립고 선정 과정에서 학생 선발 계획이나 프로그램 운영 계획에 대한 심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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