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화대] 수영 100m 3연패 물거품 호헨반트 “이제 떠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TV를 통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지켜보며 수영 선수의 꿈을 키웠던 네덜란드 ‘수영 스타’ 피터르 판덴 호헨반트(30)가 마침내 올림픽 무대의 뒤꼍으로 물러섰다. 호헨반트는 14일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치러진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5위를 차지하며 3연패 달성에 실패한 뒤 “이번이 마지막 레이스였다. 이제 새로운 세대에게 길을 비켜 줄 때가 왔다”며 “나는 알렉스 포포프처럼 지나간 세대”라고 은퇴를 선언했다. 96년 애틀랜타 대회를 통해 올림픽 무대에 첫발을 담근 호헨반트는 2000년 시드니 대회 남자 100m에서 47.84초의 세계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47초대 벽을 깨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혜성같이 단거리 황제에 올랐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남자 100m 2연패를 달성하며 전성기를 이어간 호헨반트는 프랑스의 단거리 유망주 알랭 베르나르(25)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잊혀 가는 이름이 되고 말았다. 단거리 자유형 선수들에게는 절대 깨지지 않을 상징으로 남았던 호헨반트의 세계기록은 지난 3월 베르나르가 2008 유럽수영선수권대회에서 47초50으로 우승하면서 수영 역사의 뒤 페이지로 넘어갔다. 호헨반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자유형 100m 3연패를 위해 자유형 200m까지 포기하는 열정을 보였지만 결국 자신의 세계기록을 깼던 베르나르에게 금메달을 내주며 최종 순위 5위로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마쳤다.

○…한국 역도 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벌써 2개의 메달을 거뒀지만 재정이 열악한 대한역도연맹은 아직 포상계획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이나 세계신기록을 작성해도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포상 규정을 만드는 데 소홀했고 든든한 스폰서 업체를 구하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연맹은 한국신기록을 세울 경우 격려금 명목으로 50만원 정도를 지급해 왔다. 16년 만에 금메달을 딴 사재혁은 지난 4월 왕중왕 대회에서 한국신기록 3개를 세우고 75만원을 받았다. 2005~2007년 세계선수권을 3연패한 장미란은 2006년 인상과 합계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뒤 300만원의 포상금을 받았고 지난해는 특별 격려금만을 건네받았다. 한편 장미란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소속팀 고양시가 6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연맹 관계자는 “예산이 없어 포상금을 넉넉히 지급할 형편은 안 된다. 포상을 어떻게 할지는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양궁연맹(FITA)이 ‘세계 최강’ 한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게 눈길을 끈다. 톰 딜런 FITA 사무총장은 13일 베이징 올림픽 그린 양궁장에서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경기규칙을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규칙 변경은 있을 수 없다. 그건 미친 짓”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한국이 우승하는 이유는 그들이 올림픽을 매우 전문적으로 준비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식 접근 방식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딜런은 또 “지난해와 올해 월드컵대회에선 한국이 예전처럼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며 “한국은 올림픽을 아주 잘 준비했고, 베이징에도 엄청난 규모의 응원단이 왔다. 다른 나라도 한국을 따라잡고 싶다면 한국식으로 하라”고 말했다. 경기단체가 규칙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다른 나라의 수준이 올라오는 게 급선무라는 의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