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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백양寺 고불叢林 복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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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남 장성군 백양산에 위치한 백양사에 조계종의 다섯번째 총림(叢林)인 「고불총림」이 설립된다.조계종에는 현재 통도사 영축총림,해인사 해인총림,송광사 조계총림,수덕사 덕숭총림이 있다.
총림이란 율원(律院).선원(禪院).강원(講院).염불원을 갖춘종합수도도량을 뜻하는 것으로 총림이 설립되는 사찰은 말하자면 단과대학에서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는 셈이 된다.
이에 걸맞게 총림사찰의 큰 스님은 일반사찰의 주지.회주.조실보다 격이 높은 방장이라 칭한다.고불총림의 초대 방장은 당대 최고 선지식의 한 분인 전 종정 서옹스님이 추대될 예정이다.
송월주(宋月珠)총무원장은 최근 열린 제120회 임시중앙종회에서 백양사 고불총림 설립을 제청,만장일치의 동의를 받았다.
백양사 주지 지선스님은 종회에 제출한 총림설립 취지와 계획서에서 『고불총림은 1947년 만암 대선사가 개창한 후 석전.용성.운봉.동산.고암.석암.서옹 큰스님의 수행처였다』고 밝히고 『6.25 전란 중 사찰일부 소실로 끊어진 총림의 맥을 서옹스님의 염원을 받들어 복원코자 한다』고 청했다.
지선스님은 『운문암 운문선원과 설선당에 개설돼 7년째 운영중인 선원,현재 향적전에 설치된 강원에 덧붙여 율원은 화엄전에,염불원은 약사암과 청량원에 설치할 계획으로 전각을 신축했다』고밝혔다. 이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이뤄지면 오는 8월께에는 고불총림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백양사는 서기 632년 백제 무왕 때 여환선사가 개창한 고찰로 고려.조선시대를 거쳐오며 서산.진묵.백파스님 등 선지식을 배출한 선풍진작의 전통도량이다.
현재 수행자는 선원에 30여명,강원에 20여명이 들어가 정진하고 있다.총림은 선불교의 전통적 형태로 외적 파급력이 높은데(세속 같으면 어느 지역에 종합대학이 들어선 결과로)고불총림은불교의 불모지에 가까운 호남지역에 상당한 포교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종회의 인준도 호남지역 불교의 현황을 고려한 것이다. 고불총림은 또 통불교의 시류에 밀려 조사선이 그 맥을 잃어가는 가운데 설립돼 조사선의 전통을 다시 살리는 계기가 될것으로도 보인다.
또 앞으로 여러 사찰이 총림화의 의지를 구체화하는 데 자극을줄 것으로도 보인다.
고불총림 초대 방장으로 추대될 서옹스님은 열반한 성철.향곡스님과 함께 근래 3대 선지식으로 꼽히는데 성철스님처럼 단박에 깨우친다는 뜻의 돈오돈수를 주창한다.백양사 주지 지선스님은 『총림의 요건은 건물이 아니라 선지식의 유무』라고 강조하고 『호남불교의 중흥과 청정 승풍 진작에 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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