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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돌려다오” 노인 성형수술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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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추를 되돌리자’. 평균수명 79.1세를 맞은 대한민국 노년층의 회춘 의지는 은밀히,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다. 젊음이 ‘섹시함’ ‘정력’ ‘힘’을 상징하는 데다 경제력을 가진 노년층이 증가한 덕분이다. 실제 노년층이 동안을 만들기 위해 병원 문을 두드리는 일은 더 이상 화젯거리도 아니다. 중년 같은 노년기를 맞기 위한 시술법을 알아본다.

◇안면 거상술=중년의 자녀와 장성한 손자까지 둔 다복한 A씨(73·여). 어느날 지하철에서 피로한 기색의 중년 남성으로부터 자리를 양보받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피곤한 중년조차 자리를 양보해 주고 싶을 정도로 내가 늙어 보이나’, 이런 생각에 미친 A씨는 다음날 혼자 성형외과를 방문했다.

A씨는 보톡스를 이용한 잔주름 개선, 필러 주입 등 간단한 시술부터 수술로 얼굴 전체의 주름을 펴는 수술법까지 다양한 회춘술을 소개받았다. 설명을 다 들은 A씨는 의사에게 안면 거상술을 요구했다.

안면 거상술은 귀 뒷부분과 두피를 절제해 피부와 근막을 박리한 뒤 피부를 평평하게 당기는 수술. 늘어지고 남아 도는 피부·지방 등은 제거하고 다시 봉합한다. 전신마취가 필요한 것은 물론 수술시간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속된다. 또 며칠간 입원도 필요하고, 수술 당시 꿰맸던 실을 완전히 제거하려면 열흘은 지나야 한다. 얼굴과 목 여기저기 생긴 피멍과 부기가 가라앉아 외출이 가능할 때까지 4~6주는 기다려야 한다. 물론 수술이 성공하면 10년 세월은 훌쩍 뛰어 넘는다.

다행히 A씨의 폐과 심장은 장시간 마취를 견딜 만큼 건강했다. 큰딸에게만 수술을 통보(?)한 A씨는 주변에 외국 사는 딸네 집에 놀러간다고 말한 뒤 수술을 받았다. 석달 뒤, A씨는 “딸과 음식점이나 백화점을 다니면 ‘자매지간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수술 결과에 만족한다.

◇상안검 성형술=전직 대통령 내외가 받아 유명해진 시술이다. 위 눈꺼풀이 처지면서 ‘눈이 무겁다’‘보기 싫다’‘눈꼬리가 처져 짓무른다’는 불편함을 초래해 수술을 결심하게 된다. 통상 부분 마취 후 쌍꺼풀 라인이 있는 눈 위 6~7㎜ 부위를 절개해 처진 지방·근육·피부를 적당히 제자리로 옮기고 제거한 뒤 다시 봉합한다. 수술 시간은 한 시간 정도.

이 수술은 젊은 사람이 받는 쌍꺼풀 수술과 달리 지방·근육·조직 등을 광범위하게 옮기고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후 많이 붓고 회복 기간도 더 길다. 또 노화된 세포는 똑같이 부어도 부기가 천천히 빠지며, 상처 회복도 더디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기까지 3~6개월 정도 지나야 한다.

◇하안검 성형술=노화와 더불어 눈 밑이 불룩해지는 것도 고민거리다. 이유는 눈 밑 지방이 중력을 받아 아래로 처지는 데다 지방을 덮고 있는 막과 근육의 탄력성도 떨어져 지방층이 피부를 밀어내기 때문이다. 눈 밑이 불룩하면 늙어 보일 뿐 아니라 피곤하고 때론 심술맞은 인상도 줘 남성 연예인이나 정치인들도 많이 받는다.

수술 포인트는 부분 마취 후 속눈썹 바로 밑의 피부를 절개한 뒤 (안와)지방을 젊을 때처럼 평평하게 재배치 하는 데 있다. 이후 늘어진 피부를 적당하게 제거해야 한다. 이때 잔주름까지 펴주겠다며 아래 눈꺼풀을 팽팽하게 당기다간 눈꺼풀이 바깥으로 뒤집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하게 주름을 남긴 상태로 수술을 끝낸다. 수술 시간은 한 시간 내외며 수술 부기는 한 달이상 지나야 빠진다.

◇미니 성형 시술=인상을 개선시키려는 노년층이 가장 많이 받는 시술은 레이저를 이용한 잡티·노인반점·점 제거다. 미간이나 이마 주름을 줄이고 싶을 땐 보톡스 주사와 필러(파인 부분을 채워주는 보충물질) 시술을 함께 받는다.

단 보톡스 주사는 3~4개월, 필러는 6~10개월마다 반복 시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엔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 진피층과 피하지방을 수축시키면서 피부를 재생시키고, 탄력을 개선하는 시술도 받는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백롱민 교수,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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