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첨단무기시리즈]⑮ 무인전투정 '프로텍터'를 NLL에 배치하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차량폭탄테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수백 명의 희생자를 냈다. 폭탄을 가득 싣고 검문소로 돌진해 오는 차량을 막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미군은 검문소에 이중, 삼중의 방어막을 치고 차량의 검색에는 로봇을 활용한다. 자살폭탄테러는 비단 지상에서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예멘에서 미 해군 구축함 콜호(USS Cole)에 폭탄을 가득 실은 소형 보트가 돌진해 배에 구멍이 뚫리고 17명의 미 해군이 희생됐다. 미군의 첨단 구축함이 허름한 고깃배에 속절없이 당한 것이다. 콜호 테러사건 이후 미국은 여름 항해철만 되면 소형보트를 이용한 테러사고 예방에 신경이 곤두 선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테러에 시달리고 있는 이스라엘에게도 콜호의 폭탄테러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라파엘사의 무인함정(USV-Unmanned Surface Vehicle) 프로텍터다.

미 플로리다에서 기능테스트를 받고 있는 프로텍터

프로텍터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세계최초의 대테러 무인전투정이다.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며 ‘미니 타이푼 (이스라엘 라파엘사 제품으로 자동표적추적이 가능한 기관총과 유탄발사 시스템 등이 장착돼 있다)’, 적외선 광학 카메라, 실시간 영상 전송시스템, GPS 수신장치를 갖추고 있다. 레이저 데즐러(레이저를 발사해 순간적으로 눈을 멀게 하는 것), 고무총탄 등 비 살상무기의 탑재도 가능하다.

9m 크기의 프로텍터는 의심되는 선박이 나타나면 시속 40노트의 속도로 선박에 접근해 정선을 명령한다. 프로텍터에는 스피커가 있어 모선에서 원격조종을 하는 요원의 육성이 그대로 방송된다. 상대방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는 마이크로폰이 있다. 곧이어 운항허가증, 신분증 등의 제시를 요구한다. 망원렌즈로 신분증 등을 클로즈업해 진위여부를 가려낸다. 검문, 검색의 모든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미니타이푼

문제의 선박이 정선 명령에 응하지 않고 프로텍터를 공격하거나, 모선을 향해 돌진하면 미니 타이푼 경기관총이 불을 뿜는다.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유탄을 발사해 배를 폭파시킨다. 최악의 경우 모선이 공격당할 위기에 처하면 빠른 속도로 문제의 선박을 가로막고 충돌해 사고를 막는다. 무인전투정이어서 인명손실은 없다.

프로텍터의 기능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해상 유전시설물 경비와 연안에서의 유조선 테러감시에도 유용하다. 장착되는 장비에 따라 기뢰탐지, 대 잠수함 작전에도 활용된다. 또 함정간의 데이터 통신을 위한 중계기지 역할도 가능하다. 해군은 물론 연안경찰에도 꼭 필요한 장비다. 크기가 작아 얕은 수심에서도 고속으로 달릴 수 있고 복잡한 해안선에서도 신속하게 움직이며 임무를 수행한다. 암초를 만나면 스스로 피해 가는 인공지능도 있다. 작전거리는 9km며 안테나를 길게 하면 더 늘어난다.

세계적인 군수업체인 영국 BAE시스템즈와 미국 록히드마틴사도 프로텍터 개발과 미국 내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프로텍터는 미군의 대테러 기동훈련인 ‘시호크 06(Seahowk 06)' 에 참가해 뛰어난 성능을 선보인바 있다. 프로텍터가 미군과 해안경비대 배치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미국은 15만3000km의 해안선과 1800만척의 소형선박이 있는 나라다. 유인경비함으로 이 많은 선박을 감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무장선박을 만나면 인명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현재 프로텍터는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해군에 실전 배치돼 있다.

한편 이스라엘의 에어로노틱스(Aeronautics)사는 전자교란장치까지 갖춘 차세대 무인전투함정 시스타(Seastar)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길이 11m로 2.5t의 장비를 탑재하며 시속 45노트의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작전반경을 늘이기 위해 인공위성을 이용해 원격조종하는 무인함정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제 육상에 이어 해상에서도 무인전투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선박폭탄테러로 배 가운데 구멍이 뚫린 미해군 콜호

서해 NLL에서 북한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우리도 프로텍터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인전투정이 NLL에 배치되면 북 경비정의 월경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교전이 발생한다고 해도 훨씬 더 우월한 입장에서 아군의 희생을 줄이며 북의 도발을 격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중국어선의 불법어로 감시에도 프로텍터와 같은 무인전투정이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다.

주기중 기자
[동영상 보기]

[J-HOT]

▶ 전 청와대 수석 곽승준 "MB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엄기영, 日 대사 소환되던 날 만찬…왜?

▶ 허걱! 미셸위, 치마를 입고 그렇게 앉으면…

▶ 뱀장어, 90세 넘도록 이리 기운나게 하다니…

▶ 盧 "이순신 난중일기 남겼고 원균은 없어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