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이 PD수첩 취재팀에 보여 준 딸을 위한 모금운동 게시판. 아레사 빈슨의 사진 밑에 큰 글씨로 CJD(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라고 쓰여 있다. 검찰은 주변 사람들이 빈슨의 병을 vCJD(인간광우병)가 아닌 CJD로 여기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 단서로 보고 있다. [PD수첩 홈페이지]
검찰 관계자는 6일“PD수첩 제작진이 아레사 빈슨(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JD)에 의해 사망한 미국인 여성)이 인간 광우병(vCJD)에 의해 숨진 것처럼 보이도록 사실을 왜곡해 편집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주치의에게서 빈슨이 vCJD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역과 편집 테크닉으로 vCJD 감염 가능성을 확인한 것처럼 포장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크게 세 가지 점을 이 같은 의혹의 근거로 삼고 있다.
첫째는 아레사 빈슨 치료비 모금 운동에 사용된 대형 게시물이다. PD수첩 영상엔 어머니 로빈 빈슨이 소개하는 이 게시물에 아레사의 병명이 CJD로 크게 적혀 있다.
둘째는 어머니 빈슨이 인터뷰에서 “MRI 검사 결과 아레사가 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라고 분명히 말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PD수첩이 자막에 CJD 대신 vCJD라고 표기해 논란의 핵심이 됐다. 어머니는 이어 “나는 내 딸이 인간 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I can’t understand how my daughter could possibly have the human form of mad cow disease)”라고 말한다.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한 말이다. PD수첩은 자막에서 이를 “아레사가 어떻게 인간 광우병에 걸렸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번역했다.
검찰은 PD수첩에서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거꾸로 보도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MBC에 동영상과 대본 등 취재 원자료 제출을 거듭 요구하고 있는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진실 규명을 위해 (취재 원자료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