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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제4공화국" 정치권에 큰 영향-오늘30회로 막내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화제의 정치극 MBC 『제4공화국』(이호 극본,장수봉 연출)이 오늘 30회 「YH사건」으로 막을 내린다.드라마사상 최초로유신시대를 극화,화제를 모은 이 드라마는 같은 소재의 『코리아게이트』와 경쟁하면서 10.26,12.12,5. 18등 방송에서 금기시됐던 현대사의 상처를 정면에서 다룸으로써 그 직후 터진 5.18처벌정국과 맞물려 정치권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평가받았다.
그러나 시청률 경쟁을 최우선으로 한 흥미위주의 사건나열식 극진행은 어두웠던 정치사를 통일된 사관으로 풀어나가는 수준높은 정치극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또 정치인들의 지나친 희화화는 자칫 시청자의 역사.정치관을 오도케할 우 려를 낳기도했다. 역대 방송사의 정치드라마중 유일하게 예정된 횟수를 다 채우고 종영되는 『제4공화국』은 많았던 곡절만큼 뒷얘기도 풍부했다. 제작진은 방송전 『적어도 40건이상 제소가 들어올 것』이라며 긴장했으나 막상 제소는 허화평.허삼수.정호용씨등이 제출한 3건에 그쳤으며 언론중재신청은 장영자씨가 제기한 1건,전화.서면으로 직접 항의한 경우는 고명승.윤성민.이규광.신 도환씨등 4건에 불과했다.
이례적인 「평온」에 대해 유수열 MBC제작국장은 『5.18특별법 제정으로 12.12와 5.18의 불법성이 명백해졌기 때문에 신군부측이 대항할 힘을 잃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중 장영자씨는 「장영자의 큰 손」편에서 「박정희와 친분이 깊은 요정 경영인」으로 묘사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언론중재를 제기했으며 MBC측은 이를 인정해 24일 드라마 끝부분에 정정문을 냈다.
또 이규광씨는 『전두환의 정치참여를 끝까지 반대했는데 드라마에서는 찬성하는 것으로 묘사됐다』며,윤성민씨는 『12.12가 끝난뒤 보안사에 연행된 것처럼 나왔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항의해 MBC측의 사과를 받아냈다.
그러나 『신군부와 본인의 행동을 허위.과장묘사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제소 3건은 모두 현재 진행중인 재판과 직결돼 있어 판단이 유보된 상태.제작진은 『제소.항의자들이 16년동안 자기변호 논리를 빈틈없이 구축해 설득에 무척 힘이 든 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또 극중묘사에 큰 관심을 모았던 3김씨는 모두 자신의 묘사에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MBC측에 따르면 YS는 『12.12당시 상도동 자택에 경찰이 찾아와 연금하려할 때 격렬히 저항했는데 드라마에선 「왜들 이러나」며 항의 하는 정도로 유약하게 묘사됐다』고 측근을 통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DJ역시 『80년 당시엔 그렇게 심하게 다리를 절지 않았다』며 「지팡이 묘사」에 불만을 전했다는 것.JP도 『막내딸의외출시 신군부 요원들이 미행하는 것 으로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한편 제작진은 방송전 드라마사상 초유의 현역대통령 배역에 부담을 느낀 탤런트들이 YS역 캐스팅제안을 잇따라 거절하자 고심끝에 「이미지가 점잖고 기독교 장로」인 임동진을 수십차례 설득,기용한 일 화를 남겼다.
이 드라마의 압권은 역시 5.18광주항쟁 묘사부분.군의 지원을 받지못해 수억원을 들여 자체제작한 탱크와 엑스트라 1천5백명이 광주금남로에 나타나자 시민 3천여명이 시민군등 엑스트라를자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제작진은 『광주의 아 픔을 그리는데동참케 해달라』는 이들의 요구를 수락,드라마 사상 보기드문 대형 몹신(Mop Scene:집단출연장면)이 이뤄졌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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