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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비행기 타고 가는 쇼핑 휴가, 휴가 쇼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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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다녀온 턱으로 열쇠고리 선물을 하던 때가 언제던가요. 이젠 배낭여행을 갔다 오는 학생도 명품 가방 하나쯤은 들고 오는 시대이니 말입니다. 해외여행 풍경이 다양해졌습니다. 가이드 따라 유명 관광지 휙 돌아보고 판박이 사진 찍는 일정은 고전이 되어갑니다. 면세점 매출은 해마다 두 자릿수로 늘고, 아예 쇼핑을 위해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도 꽤 생겼고요. 해외 아웃렛 세일 시즌에 휴가 일정을 맞추기도 하지요.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아껴 모은 돈 들고 나가는 이들보고 뭐라 하는 것은 속좁아 보입니다. 건강한 소비는 생활의 활력소이니까요. 이미 시작된 여름 세일은 9월까지 계속됩니다. 해외 아웃렛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예습서’를 만들어봤습니다. 달라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도 돌아봤습니다.

쇼핑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해외 명품 아웃렛을 모를 리 없다. 1~2년 전 상품을 정상가의 40~60%까지 싸게 파는 곳이다. 국내에 생기기 전부터 이미 다녀온 ‘선수’들도 꽤 될 터다. 그러니 현지 아웃렛 관계자들도 가장 ‘스마트’한 고객으로 한국 관광객을 꼽는다. 특별히 홍보도 안 했는데 인터넷을 뒤지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벼르고 가는 쇼핑여행, 그러나 전략이 없다면 헤매기 마련이다. 유럽 시크 아웃렛(www.chicoutletshopping.com) 중 인기 있는 세 곳을 다녀왔다. 주머니 사정에 맞게 매장을 둘러보는 방법을 알아봤다. (파운드 약 2000원, 유로 약 1600원 기준)

런던 비스터 빌리지(Bicester Village)

런던 시내에선 차로 한 시간, 옥스퍼드에선 20분 떨어진 곳에 있다. 파운드 환율이 높아지며 전반적으로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브랜드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 좋다. 꼭 둘러볼 곳은 ‘디올’과 ‘멀버리’. 디올은 유럽에서 유일하고, 멀버리도 시크 아웃렛 중 하나뿐이다. 디올의 핸드백은 2~3년 전 모델이 주로 있지만 그만큼 싸다. 한때 ‘잇백’으로 인기를 얻은 카우치백이 495파운드다. 가방 외 팔찌·귀고리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갖췄고, 디올 키즈·옴므 제품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멀버리는 질 좋은 가죽으로 유명한 브랜드. 국내 백화점에서 100만~150만원에 파는 가방을 이곳에선 300~400파운드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제품이 다양한 것도 장점이지만 70%까지 추가 세일하는 제품이 많다. 비스터 빌리지에선 영국 브랜드 하면 빠질 수 없는 ‘버버리’ ‘폴 스미스’가 가격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국내에서 200만원에 가까운 버버리의 남성 트렌치코트는 250~300파운드에, 폴스미스의 티셔츠는 22파운드에 살 수 있다. 단 작은 사이즈를 찾기는 쉽지 않다. 대신 두 브랜드 모두 구두·벨트 등은 정식매장 못지않게 선택의 폭이 넓다.

이외에도 정통 명품은 아니지만 뜨고 있는 영국 토종 브랜드에 눈을 돌려 보자. 독특한 파티 드레스를 원한다면 ‘템퍼리 런던’을, 깔끔한 정장·니트류를 찾는다면‘지그소’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 등을 권할 만하다. 또 ‘아장 프로보카퇴르’에서는 섹시하지만 격이 떨어지지 않는 럭셔리 란제리를 10만원 안팎에서 건질 수 있고, 천가방 ‘아임 낫 어 플라스틱 백(I’m not a plastic bag)’으로 유명한 ‘안야 힌드마치’도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미국·이탈리아 브랜드인 폴로·제냐 등은 다른 유럽 아웃렛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생활용품 매장도 둘러볼 만하다. 그릇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 만한 웨지우드도 있지만, 귀엽고 깜찍한 제품이 많은 ‘보덤’ 매장이 눈길을 끈다. 커피잔·접시세트 등을 20파운드 안팎에 살 수 있다.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몰턴 브라운’도 강추 브랜드다. 특히 이곳의 핸드로션은 부드러운 감촉으로 정평이 났다. 샤워젤·샴푸 등 다섯 가지를 29파운드에 살 수 있다.

▶가는 법:런던 Marylebone역에서 기차를 타고 Bicester North역 하차, 빌리지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영업 시간:월~수/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목~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세금 환급받으려면:30파운드 이상, 13.9% 환급


파리 라 발레 빌리지(La Vallee Village)

파리와 가까워 관광객들로 늘 북적대는 곳이다. 스페인·프랑스 남부 등 유럽 내에서도 원거리 쇼핑을 올 정도다. 한국어 안내서가 따로 있을 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페라가모·셀린느·폴로 등 인기 있는 브랜드를 고루 갖춘 데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에서 160만원 하던 셀린느 숄더백을 490유로에 팔고 있다. 라 발레 빌리지에서 우선 눈에 띄는 브랜드는 겐조, 크리스찬 라크르와, 지방시. 다른 아웃렛에서 쉽게 찾기 힘든 매장이다. 겐조 매장은 의류 외 구두·가방 등 액세서리 비중이 높고,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경우 남성복 위주인 국내 매장과 달리 화려한 여성 블라우스나 드레스 등이 주를 이룬다. 두 브랜드 모두 가격은 비싼 편. 아웃렛이지만 이브닝 드레스 가격이 1000유로에 육박한다. 그러나 브랜드 매니어라면 한번쯤 욕심내 볼 만하다.

명품이 부담스러운 2030 여성이라면 옷 매장을 돌아보자. 라 발레 빌리지에는 꼼뜨와데꼬또니에, 자딕 앤 볼테르, 제랄드 다렐 등 국내에 수입된 프랑스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세 브랜드 모두 튀지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캐주얼 라인을 갖췄다. 꼼뜨와데꼬또니에는 내추럴한 원피스와 니트 종류가 많다. 가격대는 60~90유로대. 자딕 앤 볼테르의 경우 겹쳐 입기 좋은 캐시미어 조끼가 110유로, 공주풍 새틴 스커트가 130유로쯤 한다. 니트류는 매장 한가운데 테이블에 펼쳐놓았고, 한쪽 벽에는 가방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어 고르기 편하다. 이 매장에선 쇼핑을 끝내기 직전까지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계산대 앞에 있는 주얼리에 눈길을 준다면 지갑이 더 얄팍해질 가능성이 크다. 제랄드 다렐은 기본 셔츠가 90유로대, 캐주얼하게 들고 다닐 만한 가죽 가방이 150유로 정도다. 국내와 비교하면 30~50% 저렴한 편이다. 이외에도 낯설지만 추천할 만한 브랜드는 ‘산드로’이다. 특별한 날 어울릴 만한 미니원피스가 100유로대, 기본 니트 카디건도 눈여겨볼 아이템이다.

▶가는 법:RER A선 Val d’Europe역 하차 ▶영업 시간: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세금 환급받으려면:175유로 이상, 12~13% 환급

바르셀로나 라 로카 빌리지(La Roca Village)

유럽의 아웃렛 중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곳으로, 스페인 카탈루냐식의 감각적인 건물이 인상적이다. 매장이 널찍해 쇼핑이 편안하고 여유롭다. 놀이터와 스타일리시한 레스토랑까지 갖춰 가족 여행객에게도 좋다. 스페인을 상징하는 곳곳의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놀기에도 그만이다.

라 로카 빌리지에선 명품 외에도 스페인 브랜드 매장들이 비중 있게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로에베’는 놓치면 아쉬운 곳. 부드러운 가죽 제품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다. 가방은 400유로대로 국내의 절반 가격이지만 정장용 토트백 위주로 선택의 폭이 좁다. 대신 구두는 20가지 이상의 아이템이 사이즈별로 배치돼 한눈에 고르기 쉽다. 의류·액세서리도 일반 매장 못지않게 종류가 다양하므로 시간을 들여 둘러볼 만하다. 자라·망고에 이어 스페인 대표 캐주얼로 뜨고 있는 데씨구엘과 구루 매장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티셔츠 30유로대).

이 아웃렛에선 여자보다 남자 쇼퍼홀릭이 더 환영받을 듯하다. 여성복을 기대했던 까사렐이나 보통 여성 라인이 함께 있는 휴고 보스에서 남성 의류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까사렐 수트의 경우 400~500유로대에서 구입 가능하다. 제냐는 다른 유럽 빌리지에 비해 싼 편이고 ‘카페 꼬똥(CAFE COTON)’에서는 2분의 1인치씩 사이즈가 세분화된 셔츠를 고를 수 있다. 여자라도 속옷 쇼핑이 있으니 실망할 건 없다.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세트를 30유로대, 우먼 시크릿은 10유로대에서 살 수 있다. 보잉 선글라스로 유명한 레이반 선글라스(80~90유로) 매장과 단것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눈이 즐거운 초콜릿 팩토리도 즐겁다. 시내 세일이 시작되는 7월에 추가 세일 상품이 늘어나며 8월 중순부터는 가을·겨울 옷도 매장에 나온다.

라 로카 빌리지만의 특별한 고객 서비스도 있다. 한 그룹당 구매 금액이 300유로 이상이면 귀가편 택시와 점심이 무료다.

▶가는 법:셔틀버스 Sagles가 바르셀로나 Fabra i Puig 버스 역에서 하루 평균 4회 운행 ▶영업 시간: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8시30분,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 ▶세금 환급받으려면:90.16유로, 13.79% 환급



다른 도시 아웃렛은

스위스 폭스타운 따끈따끈한 한 시즌 전 상품이 많다. 이탈리아·독일산 주방용품도 잘 구비돼 있는 것이 특징. 멘드리시오역에서 내려 버스로 3분 거리. 밀라노에서 코모행 열차를 타도 된다.

이탈리아 더몰 속칭 ‘구찌 공장’이라 불리는 곳. 한국 배낭여행객 사이에서도 명성이 높다. 버버리·페라가모 같은 인기 브랜드 외 다른 아웃렛에서 보기 힘든 요지 야마모토, 알렉산더 매퀸 등도 있다. 피렌체 중앙역 SITA버스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 된다.

오스트리아 판드로프 아웃렛 명품보다 망고·팀버랜드 등 중가 브랜드 150여 개가 입점했다. 스와치 매장은 신상품도 30% 싸고, 포르셰 디자인 매장은 남성 의류·액세서리가 다양하다. 동양인이 거의 없어 작은 사이즈를 찾기 쉽다. 금·토요일에 비엔나 오페라하우스에서 버스가 있다.

홍콩 스페이스 피렌체 스페이스처럼 프라다·미우미우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곳. 헬무트 랭, 질 샌더 등 모던하고 심플한 옷을 찾는다면 최적의 장소다. 최고 90%까지 할인한다. 지하철 코즈웨이 베이역에서 차로 15분.

일본 고템바 첼시 프리미엄 아웃렛 계열로 1만여 평을 돌아다닐 각오를 할 것. 아디다스 ·나이키 등의 스포츠 용품과 노스페이스 같은 등산용품 브랜드가 다양하다. 신주쿠역 서쪽 출구에서 하코네행 오다큐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고템바역에서 내리면 셔틀버스가 있다.

미국 우드버리 커먼 20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코치·DKNY·랄프로렌 같은 미국 브랜드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맨해튼 포트 오서리티역에서 버스가 있다.

그 밖의 유럽 시크 아웃렛

브뤼셀-뒤셀도르프 마스메켈렌 빌리지

마드리드-라스 로사스 빌리지

뮌헨- 골슈타트 빌리지

프랑크푸르트-베르트하임 빌리지

더블린-킬데어 빌리지

밀라노-피덴자 빌리지


글=이도은·이영희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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