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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 대통령 "이명박 퇴진 주장 바람직하지 않다"

중앙일보

입력

중앙SUNDAY

노무현 전 대통령은 7일 “촛불시위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 퇴진’ 주장을 한번 말로 해 보는 것은 괜찮지만, 진심으로 믿고 밀어붙이는 것은 우리 헌정 질서 원칙에 맞지 않고, 민주주의 질서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양산시 에덴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제9차 전국총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대통령에게 요구할 게 많겠지만 적절한 수준에서 밀어붙여야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18대 국회가 어떻게 하는지 잘 지켜봐야 된다”면서 “내가 대통령을 해보니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는 만큼 국회가 올바로 갈 수 있도록 국민이 잘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시위대가) 청와대로 행진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열심히 국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은 하되 잘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그것이 당장 내키지 않더라도 올바른 길이고 국민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이 무섭고 시민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집회도 중요하지만 역사의 진보와 발전이란 것은 어느 한두 가지 사건으로 바뀌거나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부인 권양숙씨,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측근과 10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퇴임 이후 정치 현안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양산=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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