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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CEO 7명 내정 서울시 출신이 3명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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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 산하 주요 공기업 사장들이 잇따라 결정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대통령 측근 챙기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6일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현재 내정 또는 확정된 공기업 사장은 6~7명에 이른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인연을 맺은 서울시 관료나 산하 기관 출신이 절반가량 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에는 이팔성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향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지난해 대선 기간 중에는 이 대통령의 선거캠프인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고려대 법대를 나온 그는 이 대통령(경영학)의 대학 2년 후배이기도 하다.

한국철도공사 사장에는 강경호 전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이 사실상 확정돼 임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한라중공업 부사장을 지낸 그 역시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서울메트로 사장을 지낸 인연이 있다.

한국토지공사 사장에는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을 지낸 이종상씨가 확정적이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 뉴타운사업을 맡았다. 이 전 본부장은 기술고시 13회 출신으로 현 정부 출범 때 국토해양부 차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대한주택공사 사장에는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 2분과 위원을 맡았던 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내정됐다. 류철호 전 대우건설 부사장은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내정됐다. 청와대 검증까지 마쳐 최종 임명절차만 남았다.

최근까지 내정된 공기업 사장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부사장이 내부 승진 케이스다.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정권이 바뀌면 통상 대통령 측근을 대거 등용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실용과 능력 위주 인사를 표방했던 현 정부도 결국은 코드나 연줄에 맞춘 인사 행태를 답습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기 시작한 시발점이 인사 파동이었는데 여전히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측근 자리 챙겨주기’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갑생·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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