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가 로비규제법 강화 선물 사라져

중앙일보

입력 199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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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엄격하기 짝이 없는 로비 규제법의 상하원 통과로 미의회가 전통적으로 가장 흥청거리는 연말을 유달리「춥게」 맞을 것 같다. 이미 89년 이후에 강화된 로비규제법으로 인해 선물 한도는 하원 250달러(19만5,000원),상원 300달러(23만4,000원)미만으로 정해져 있는 등「좋은 시절」은 지나가 버린 상태였으나 지금까지는 이 범위내에서나마 적정 규모 의 인사치레가 오갔고 특히 고급 식당에서 저녁대접 정도는 관행처럼 용인되는 분위기였다.이밖에 골프나 테니스 투어,미식축구나 프로농구 게임의 입장권 선사 등 여러 가지 「성의」표시 방법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새 로비 규제법은 이같은 기존 관행들을 원천 봉쇄하고있다.하원의 경우 모든 종류의 식사나 선물이 일절 금지된다.받을 수 있는 것은 고작 기념품용 모자나 T셔츠 정도.
상원은 사정이 다소 나아 식사와 선물액을 50달러(3만9,000원) 미만으로 했지만 한 로비이스트로부터 1년에 받을 수 있는 총 한도를 100달러(7만8,000원)이하로 정해놓아 이제 의회주변에서 향응이라는 말은 사실상 사라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새 규제법의 발효시기는 내년 1월1일부터.그러나 로비회사들은대부분 금년말부터 의회를 선물대상 목록에서 제외하고 있다.소액선물로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이 CD였으나 이제는 전부 연하장이나 카드로 바꾸고 있다.제약회사인 머크사를 비롯,상당수의 로비회사들이 애용해왔던 과일바구니도 아예 자취를 감췄다.단적인 예로 미식품협회의 경우 잼이나 소스 등을 섞은 한국식 종합선물세트를 의원및 보좌관들에게 돌려왔으나 올해에는 취소,이를 구호대상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 여파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곳은 의회주변의 고급 식당들.모노클레.라콜린 등 의회인사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는고급 식당들은 한결같이 썰렁하다.워싱턴 식당협회 빌 레코스 사무국장은 최근의 매출 감소액이 최소 5백만달러( 3억9,000만원)는 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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